LG·롯데·한화 등 화학 3사, 믿을 건 '고부가 제품'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2016.03.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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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수입국 중국의 자급률 상승 대비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생산 나서

LG·롯데·한화 등 화학 3사, 믿을 건 '고부가 제품'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만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폴리염화비닐(PVC)의 기능을 향상시킨 고부가 제품 CPVC(염소화 PVC) 사업 진출을 위해 울산에 3만톤 규모의 CPVC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CPVC는 기존 PVC보다 염소 함량을 약 10% 늘려 열에 강하고, 소방용 스플링쿨러 및 온수용 배관, 산업용 특수 배관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기존 PVC보다 가격이 2배 가량 높고, 매년 시장 규모가 10%가량 성장하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 필요한 물량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한화케미칼은 앞으로도 고부가 제품 개발에 필요한 원천 기술, 혁신적 에너지 저감이 가능한 고순도 정제 공정 개발 등에 매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미래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화학도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종묘생산 및 종균 배양 사업, 사료 제조 및 판매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현재 진행 중인 동부팜한농 인수가 마무리되면 작물보호제(농약), 종자(씨앗), 비료 등 그린바이오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세계적인 화학기업 독일 바스프, 미국 다우케미칼과 듀폰 등은 이미 종자 등 농업화학 분야에 진출해 해당 사업에서 20%대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ESS(에너지저장장치) △EP(엔지니어링플라스틱) △SSBR(고기능 합성고무) 등 친환경 차량용 소재 △기존 배터리를 뛰어넘는 혁신전지 △열전 소재 및 연료전지용 소재 등 고부가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은 올 상반기 중에 삼성그룹 화학3사(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인수를 마무리하고 정밀화학 사업에 진출한다. 고부가 제품 생산 수직계열화를 이뤄 종합화학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인수가 끝난 롯데정밀화학(전 삼성정밀화학)은 친환경 소재 셀룰로스를 기반으로 건축, 도료, 식의약 및 기타 특수용도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첨가제를 만들고 있다. 생산량의 93%가 수출되고 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은 4위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이탈리아 석유화학 기업 베르살리스와 고기능성 합성고무(SSBR) 생산을 위한 합작 회사를 설립하고 여수에 공장도 짓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고부가 제품 개발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상승 및 외부요인에 의한 수익성 급등락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자급률은 2010년 65%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80%를 넘어 2020년에는 10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품목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R&D)를 통한 고부가 제품 개발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외부 요인에 좌우되지 않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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