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랠리를 임하는 자세

머니투데이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 2016.03.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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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

안도랠리를 임하는 자세


한국증시가 수년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은 마치 외줄타기를 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방향성을 상실했다는 부정적 해석도 없지 않지만,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반복된 외부적 충격에도 균형감을 잃지 않고 추락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한국증시와 경제를 칭찬하고 싶다. 한국증시에 미래가 없다고 푸념하는 투자자에게는 과한 욕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고 싶다. 어렵게 외줄타기에 성공한 한국증시가 지금 위험에 빠져있다. 투자자가 절망하고 있는 것은 힘들게 외줄타기에 성공한 곳이 절벽이라는 것이다.

최근 증시는 3월초부터 계속된 외국인 매수기조의 틀이 크게 바뀌지 않고, 투신권의 환매압력을 견딘 것이 지수 회복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향후 증시는 주요국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확인한 만큼 경기평가에 대한 반응이 투자심리를 결정지을 전망이고 단기적으로 주식 및 채권시장의 동반 강세가 진행되고 있어 밸런스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 글로벌 경제 및 유가 등으로 불안한 약세장이 지속되어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3가지 조언을 하고싶다.

첫째, 약세장을 이겨낼 수 있는 투자 루틴(routine)을 몸에 적응시키는 것이다. 약세국면에 진입했다고 해서 1년 내내 하락하지는 않는다.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반작용은 항상 발생하게 된다. 투자금액의 전체 규모를 축소하고 위험자산의 보유기간을 짧게 생각하며 변동위험을 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생각한 것을 실천하는 마음가짐이다.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다. 하나를 가진다면 둘을 갖고 싶은 것이 일반적이다. 주식시장의 시세가 변하다 보면 원하는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새로운 기대와 목표를 갖게 된다. 원칙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위기에 과감해지는 것이다. 이 시대에 전설로 불리 우는 투자가는 모두가 불안에 떨 때 용기와 믿음을 보였던 이들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추가하락의 위험에 직면했다는 것은 새로운 상승추세의 출발점에 도착한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금리를 읽어야 주식시장이 보인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것은 채권시장 영향이 크다. 미국 금리인상 결정으로 채권의 시대가 막을 내릴 줄 알았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유럽에 이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은 채권시장의 새로운 무대를 만들었다. 어떻게든 경제를 살펴보겠다는 중앙은행의 뜻과 갈피를 찾지 못하던 투자자의 욕구가 절충안을 찾아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도이치뱅크의 코코본드(후순위 전환사채, Contingent Convertible Bonds) 이자 미지급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금융권 부실 우려와 자금경색이 제기되는 것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증시흐름에 적합한 유망업종으로 건설, 철강, 운송, 우량 우량주 등을 제안한다. 건설과 철강 산업에 대한 명확한 업황개선 징후는 없다. 그러나 올해 중국의 정책방향이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과잉시설 정리와 국유기업 개혁 등은 산업재 산업의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 및 환율 영향으로 금액 기준의 수출은 더딘 회복을 보일 것이다. 이에 앞서 선제적으로 물동량 증가의 확인 여부가 운송 산업에 호재가 될 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운용전략으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보유를 전제한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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