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갤러리] 아이스크림에 길들여진 곰

머니투데이 변대용 작가 2016.03.2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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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변대용 '아이스크림을 옮기는 방법'(2016)

편집자주 미술시장 사각지대에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해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 주고 온·오프라인에서 관람객에게 다앙한 미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트1''과 함께 국내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림에 딸린 글은 작가가 그림을 직접 소개하는 '작가 노트'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손안의' 혹은 '책상 위'의 갤러리에서 한편의 그림을 감상하고 여유롭게 시작해보자.

변대용의 '아이스크림을 옮기는 방법'.  FRP. 우레탄페인트 1000×230×1100 , 2016.변대용의 '아이스크림을 옮기는 방법'. FRP. 우레탄페인트 1000×230×1100 , 2016.


나의 팝적이고 우화적인 작업은 특유의 부드럽고 둥그스름한 이미지와 따뜻한 파스텔톤의 색채로 친숙한 느낌을 지닌다. 그러나 조금만 더 자세히 보면 역설이 숨어있다.

여기서 아이스크림은 곰이 가장 쉽게 찾아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아이스크림은 자연이 아니 인공의 음식이다. 곰은 인공적인 음식인 아이스크림으로 길들여져 있다. 지금의 고단함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위로의 음식이 된다.



이렇듯 나의 작업은 언제나 귀엽고 보기 좋은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불편한 부분들도 혼재되어 있다. 현실이 언제나 그렇지 않던가. 이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걱정해야 할 일들,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가끔 현실도피처럼, 편안하고 자유로운 기분을 꿈꿀 때가 있다. 아이스크림은 곰에게 이 같은 음식이다. 사람도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길들여지며 살아가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출근길 갤러리] 아이스크림에 길들여진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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