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의식 “지금 주류 장르인 ‘힙합’과 나눠 먹고 살고 싶어”

머니투데이 오스틴(미국)=김고금평 기자 2016.03.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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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XSW 현장을 가다]⑥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 인터뷰…“80년대 록의 부흥위해 불사를 것”

16일(현지시각) SXSW의 '케이팝 나이트 아웃' 무대에 오른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 /사진=김고금평 기자16일(현지시각) SXSW의 '케이팝 나이트 아웃' 무대에 오른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 /사진=김고금평 기자


한국에선 인지도가 별로 없는 이들이 미국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의외의 인기를 누리는 건 당연하면서도 이색적이다. 1980년대 헤비메탈 시대의 부활을 노리는 밴드 피해의식 얘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의 ‘케이팝 나이트 아웃’(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무대에 2년 연속 초청받은 이 밴드는 제임스 마이너 SXSW 총감독의 총애를 듬뿍 받고 있다.



“메탈 밴드는 어딜 가나 ‘금지 구역’의 이방인 같은 느낌이 있어요. 금지 구역에도 자주 들락거리는 걸 보면 뭔가 저력이 있는 거 아닌가요? 오늘 밤 그런 영역이 있다면 무참히 깨뜨릴 참이에요.”

검은 가죽 재킷, 검은 바지에 징을 줄줄 달고 긴 머리를 휘날리는 이 밴드는 말하는 태도도 80년대 ‘형님 밴드’의 그것을 고스란히 닮았다. 말은 짧고 쉽게 뇌까리며 없어도 있는 척하는 태도들이 그렇다.



이날 공연에 앞서 만난 피해의식은 “2년째 오는데, 미국이라는 데가 음식도 잘 맞아 정착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출중한 외모와 높은 지성이 미국인의 마음을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최근 ‘아이 헤이트 힙합’(I hate Hiphop)으로 힙합이라는 장르를 반어적으로 ‘공격’했던 이들에게 ‘이 역시 메탈 부흥의 환기용 소재’로 삼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들은 “사실 조금 두렵다. 최대한 피해 다닐 생각”이라고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선배들의 자취를 우리도 따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80년대 주류는 헤비메탈이었잖아요. 잃어버린 위치를 다시 찾자는 의미가 있는 거죠. 지금은 그 자리를 힙합이 차지했지만, 같이 나눠 먹고 살자는 겁니다.”


피해의식은 평소 무대에서 채찍이나 일본도 같은 도구들을 이용해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이번 SXSW 무대에선 모조 트윈 해머를 준비했다.

“원래 일본도를 가져와야 하는 데, 반입이 금지돼서 미국에서 특별 제작한 해머로 대신합니다. 이 해머로 드럼도 칠 거예요. 하하하.”

피해의식은 “지금 컨디션이 최강이어서 100m 달리기를 하고 싶을 정도”라며 “전부 다 불태우는 공연을 펼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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