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연주자들은 댐핏(dampit)이라 불리는 습도관리 액세서리를 구입해 기타 구멍을 막거나 집안 온도를 수시로 조절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귀한 기타일수록 더 그렇다.
테일러는 평균 가격이 최소 2000달러(한화 238만 원)로 미국 내에서도 고급 기타 브랜드로 통한다. 특히 마호가니 재질로 만든 어쿠스틱 기타는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를 내는 명기 중 명기다.
기자가 14일(현지시각)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에 참가한 명품 기타 브랜드 테일러 부스에서 기타를 연주한 뒤 스마트폰 앱을 보자, 습도와 충격 강도 등이 담긴 정보들이 앱에서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있었다. 기타 배터리 박스에 부착된 센서가 폰의 앱과 연결된 세계 최초의 기타 습도 제어 장치다. /오스틴(미국)=김고금평 기자
테일러 직원이 앱을 구동하자 습도(humidity) 44%라고 선명히 찍힌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번엔 연습용 기타를 바닥에 세게 내리쳤다. 앱엔 충격 세부 정보(impact details)들이 낱낱이 기록됐다.
앱이 정보를 받는 센서는 기타 안에 내장된 배터리 주변에 부착됐다. 이른바 ‘테일러 센스’(스탠더드 박스)다. 직원은 “온도나 습도 때문에 기타가 망가진다는 문의를 많이 받고 배터리 박스에 센서를 장착하기로 했다”며 “최근 3일부터 14일 전까지의 습도와 온도, 기타를 떨어뜨렸을 때 받은 충격의 강도와 횟수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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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가 40% 이하나 60% 이상일 때 핸드폰에 알람 경고가 뜬다. 또 앱에선 습도 조절에 필요한 설명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연주자가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장치는 테일러 기타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기능이다.
테일러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 기능은 테일러 기타만 가능하고, 기존의 테일러 기타 소유자는 배터리 박스를 스탠다드 박스로 교체할 수 있다”고 했다. 오는 4월부터 구매가 가능하며, 앞으로 배터리가 없는 통기타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