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도 제약사도…"K-뷰티 덕 좀 볼까"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6.03.0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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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 사업목적 추가건 상정 기업들 다수...패션, 건설, 바이오 등 '업종 불문'

건설사도 제약사도…"K-뷰티 덕 좀 볼까"


본격적인 '주총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화장품 관련 사업을 정관에 신규 추가하려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대다수 업종 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고성장세로 주목받는 'K-뷰티'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시도다.

신세계인터내셔날 (17,780원 ▼90 -0.50%)은 오는 1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용기 제조업' 및 '주류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취임 이후 패션, 뷰티 사업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해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며 화장품 제조사업에 뛰어든 만큼 용기제조 등도 추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주류판매업의 경우 의류 브랜드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의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음료, 주류 등을 제공하는 복합 매장을 꾸밀 가능성에 대비해 정관 추가를 계획하고 있다"며 "뷰티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려는 기업은 신세계인터내셔날뿐만이 아니다. 제약, 건설, 의류 등 다수업종 기업들이 화장품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점찍고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바이오기업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은 '화장품 관련 연구 및 개발업'의 정관 추가를 오는 25일 개최되는 주총에서 다룰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2013년 화장품 기업 한스킨을 인수하고 지난해 말 사명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변경, 본격적인 화장품 사업에 나섰다. 셀트리온 연구소 산하에 화장품 연구소를 별도 설립해 바이오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의약품 수준의 고기능성 화장품 출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BNX' '탱커스' 등 의류 브랜드를 보유한 아비스타도 화장품 사업을 추가한다. 아비스타는 지난해 8월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맥스와 화장품 공동개발에 합의하고 중국 시장을 공략한 제품 및 브랜드 개발을 추진해왔다. 주총 승인이 나면 4월에 신규 화장품 브랜드 '비엔엑스 보떼(BNX BEAUTE)'를 론칭하고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에 진출한 의류브랜드 BNX 매장을 발판으로 복합매장을 구성해 판매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건설, 유통 사업을 진행하는 코오롱글로벌도 건강 보조식품 및 화장품 제조, 판매 사업목적 추가를 25일 주총에서 다룬다. 코오롱글로벌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이란 시장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 화장품 수요가 많은 이란에서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제조사, 이란 현지 기업과 합작해 브랜드 론칭을 구상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1982년 테헤란 지사를 설립하는 등 이란 시장에 경험이 많다.


이밖에 복지서비스 기업 이지웰페어, 영상기기 제조 기업 홈캐스트를 비롯해 제일제강, 백산OPC 등이 화장품 관련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화장품이 최근 몇 년 간 드물게 고속성장 하고 있는 만큼 업종 불문하고 신규 사업으로 검토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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