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성난 통신사' 다독인다…통신 프로젝트 시작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6.02.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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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북미 통신망 16% 쓰는 페북, 통신사들에 대체 아닌 협력 메시지 보내기 위한 것"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페이스북이 이동 통신사들과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통신사와 공동으로 모바일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도이치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 인텔과 노키아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 등과 함께 모바일 네트워크 설계를 위해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텔레콤인프라프로젝트(TIP)는 기본적으로 빌딩 지하나 농촌마을 등 모바일 서비스가 잘 되지 않는 곳에서 통신사들의 연결성을 더 높여주기 위한 것이다. 누구든지 활용하고 개선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는 페이스북이 통신사들에게 자신이 통신사들을 대체하려는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들과 통신사들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통신사들은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자신들이 구축한 통신망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통신망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막대한데, 인터넷 기업들은 원활한 통신망이 사업에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캐나다 네크워크 업체 샌드바인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 내 동영상 시청 비율이 높아지면서 페이스북은 북미 통신망의 16%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유투브의 20%에 이어 2위다.

게다가 페이스북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WhatsApp) 등은 통신사들의 전통적인 캐시카우였던 메시지와 전화 서비스에서 발생했던 이윤을 앗아가고 있다.


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최대 통신사 AT&T도 페이스북의 TIP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적극 논의중이지만 아직 참여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크고 작은 통신사와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를 포함해 약 30개사가 TIP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이같은 행보에 의문을 제기하는 통신사들도 있다. 훗날 페이북이 자신들의 핵심 사업인 네트워크 부문에까지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유럽의 한 통신사 대표는 "지금은 페이스북이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기 위해서 통신사를 필요로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우리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거대 인터넷 기업들은 이미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네트워크과 비슷한 서비스를 곳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드론 등을 통한 인터넷 연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은 보다 공격적으로 케이블을 구축하고 가정용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파이버'(Google Fiber) 서비스도 시작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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