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의지는 언론의 ‘통일된’ 분위기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인 ‘스포트라이트’는 그런 언론의 전형이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던 교회 문제를 언론이 정면으로 다루는 것은 ‘전쟁 선포’와 다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편집국과 경영진의 마찰은 없을까. 편집국장이 사장에게 찾아가 이렇게 말한다. “교회를 다뤄야겠습니다.” 사장은 “우리 독자의 50% 이상이 가톨릭 신자들입니다. 위험하지 않을까요?”고 되묻는다. 편집국장은 “그들도 이 사실을 알고 싶어 할 겁니다”라며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13명으로 알려진 성추행 신부들이 90명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수록 선후배 간 팀워크도 빛을 발한다. 하지만 관록의 기자와 열혈 기자 사이의 ‘충돌’도 있다. 열혈 기자는 확보한 추기경과 관련된 증거 하나로 ‘기사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관록의 기자는 “한 번의 기사가 주는 충격은 그것으로 끝날 뿐”이라며 더 큰 그림을 보자고 만류한다. 편집국장은 이 혼선에서 “개별 사건보다 시스템을 봐야 한다”며 속보가 아닌 기획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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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방관했던 이 사건에 대해 기자들이 서로 네 탓을 얘기하자, 편집국장은 이 같은 발언으로 ‘기자의 현재’가 무엇인지 곱씹게 한다. “어둠 속에서 살면 넘어지고 탈이 날 때가 많다. 그러나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언론도 많은 변화의 요구를 받지만, 정작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영화는 ‘우직하게’ 조명한다. 지난 2002년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의 실화를 영화로 옮겼다. 이 스캔들 기사로 스포트라이트 팀은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24일 개봉.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