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대표이사가 의사회 의장을 겸임하던 관행을 바꿔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글로벌 기업답게 경영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도가 담겼다.
(☞본지 2월15일자 2면 보도 [단독]삼성전자, 외부인사가 이사회 의장 맡는다 참고)
대표이사가 의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 정관을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로 바꾸는 게 골자다.
지금까지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정관에 따라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왔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 삼성SDI는 조남성 사장이 각각 의장을 맡는 식이다.
하지만 3월 주총에서 정관이 바뀌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등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경영진이 그대로 의장을 맡을 예정이면 굳이 이번에 일제히 정관을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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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삼성그룹의 새로운 시도는 국내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경영 투명성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의 '색깔'을 보여주는 차원이기도 하다. 최근 일련의 사업구조 재편으로 '선택과 집중', 실용 위주의 경영 방향을 보여준 이 부회장이 지배구조에서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는 조치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내용에서 '업의 본질'에 주력하는 것처럼 지배구조에서도 경영진은 경영에, 이사회는 견제와 감독에 충실하는 등 각자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이 부회장의 지론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서울 서초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