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사회 의장-CEO '분리' 全 계열사 확산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6.02.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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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에 이어 호텔신라,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 3월 주총서 정관변경…JY의 새 시도

삼성그룹이 이사회 의장과 CEO(최고경영자)를 분리하는 조치를 전 계열사로 확산한다.

선임 대표이사가 의사회 의장을 겸임하던 관행을 바꿔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글로벌 기업답게 경영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도가 담겼다.

(☞본지 2월15일자 2면 보도 [단독]삼성전자, 외부인사가 이사회 의장 맡는다 참고)



15일 삼성에 따르면 그룹 주력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호텔신라,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들은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 선임 규정 변경안을 상정한다.

대표이사가 의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 정관을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로 바꾸는 게 골자다.



'대표이사'라는 요건을 삭제해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구성원 누구라도 의장이 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정관에 따라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왔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 삼성SDI는 조남성 사장이 각각 의장을 맡는 식이다.

하지만 3월 주총에서 정관이 바뀌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등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경영진이 그대로 의장을 맡을 예정이면 굳이 이번에 일제히 정관을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통상 이사회 의장과 CEO를 분리하면 주주를 대신해 경영을 감독하는 이사회의 독립성이 강화될 수 있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업무 효율성을 중요시해서 CEO의 이사회 의장 겸직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새로운 시도는 국내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경영 투명성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의 '색깔'을 보여주는 차원이기도 하다. 최근 일련의 사업구조 재편으로 '선택과 집중', 실용 위주의 경영 방향을 보여준 이 부회장이 지배구조에서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는 조치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내용에서 '업의 본질'에 주력하는 것처럼 지배구조에서도 경영진은 경영에, 이사회는 견제와 감독에 충실하는 등 각자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이 부회장의 지론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서울 서초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삼성그룹 서울 서초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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