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근, 속속 'KS' 인증...현대제철 등 '끙끙'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6.02.15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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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범용철근 이어 초고강도철근까지 KS인증 확대

중국산 철근, 속속 'KS' 인증...현대제철 등 '끙끙'


중국산 철근이 KS인증을 속속 획득하면서 현대제철 (31,750원 ▼200 -0.63%) 등 국내 철근 제조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철근이 전체 철강제품 포트폴리오에서 20%를 차지하는 현대제철의 경우 반덤핑 제소를 고려할 정도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철근업체들은 한국 수출물량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KS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SD400, SD500을 비롯한 범용철근은 물론 SD600 등 초고강도철근까지 KS인증을 받고 있다. 초고강도철근은 범용철근 대비 톤당 5만원 가량 가격이 높아 현대제철 등 국내 철근업체들이 중국산과 경쟁에서 수익성을 보전하는데 도움이 됐으나, 이제 중국산도 초고강도철근에 진출한 것이다.



지난달 20일 중국 중천강철집단유한공사와 당산시진신강철유한공사는 SD400, SD500 제품을 한국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KS인증을 획득했다.

앞서 올초에는 강소사강집단회사가 초고강도철근인 SD600 제품의 KS인증을 받았다.



국내 건설업계는 95% 이상 KS인증을 받은 철근을 쓰고 있다. KS인증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KS인증을 받지 못하면 제대로 팔 수 없다.

보고서는 "중국 철근업체들은 지난 2013년 이후 SD400, SD500 제품을 중심으로 KS인증 획득 건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중국 철근업체들은 자국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둔화되면서 한국, 싱가포르, 미얀마 등 건설 경기가 양호한 주변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분양 등 국내 건설경기 호조로 철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철근이 부족해지자 중국 철근업체들의 한국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철근 수입량은 112만2000톤으로 2014년 대비 70.7%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88.2%에 이른다. 가격이 국내산보다 톤당 15만원 정도 싸다는 점을 앞세워 중국산 철근 수입량은 2011년 18만5000톤에서 지난해 99만톤으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동국제강 (8,560원 ▼70 -0.81%), 대한제강 (13,420원 ▼110 -0.81%) 등은 아직 이렇다할 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전기로를 기반으로 한 철근, H형강 등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을 비롯해 대한제강, 한국철강 (11,750원 0.00%) 등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포항과 광양의 고로에서 나온 쇳물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철강재 생산에 집중하면서 철근을 생산하지 않았으나, 지난해부터 베트남 봉형강 공장인 포스코 SS VINA를 통해 베트남산 철근을 연 10만톤 가량 수입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근은 고부가가치 철강재로 보기 힘들고 중국산 제품도 품질이 많이 따라온 상태"라며 "국내 업체들이 SD600 이상의 고품질 철근을 만들거나 국가 차원에서 중소 철근업체들을 보호해야할지 모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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