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이어 위비뱅크까지…서민금융 우리銀 전성시대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2016.02.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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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우리은행 업무협약…한국이지론 위비뱅크 중개 우리銀 출신 맹활약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광구 은행장(사진 왼쪽)과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 오른쪽)이 우리은행과 저축은행중앙회간 포괄적 업무제휴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저축은행중앙히ㅗ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광구 은행장(사진 왼쪽)과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 오른쪽)이 우리은행과 저축은행중앙회간 포괄적 업무제휴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저축은행중앙히ㅗ


서민금융 분야에 뛰어든 우리은행 출신 전직 임원들이 전 직장 후배들과 손을 잡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습니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와 한국이지론, 미소금융중앙재단 등 서민금융기관의 수장들은 모두 우리은행 원로 출신들입니다. 우선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우리은행-저축은행 업무제휴를 이끌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에서 저축은행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겠다는 것인데 일단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상품 판로가 넓어지고 상대적으로 은행에서 소개받은 우량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이죠. 사실 저축은행 업계는 20년 만에 민간출신 협회장이 나왔다고 해도 뭐가 크게 달라지겠느냐며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우리은행과 저축은행간 업무제휴 카드를 꺼내 든 이후부턴 평가가 긍정적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그동안 관료 출신들이 하지 못한 일을 취임 한 달여 만에 보란 듯이 해냈으니까요.

뿐만 아닙니다. 최근 한국이지론은 중금리대출 중개 활성화 차원에서 우리은행 '위비대출'을 수수료 없이 중개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이지론은 금융소외 계층의 소득과 신용도에 맞는 대출상품을 소개 연결해주는 사회적기업이고, 위비대출은 우리은행이 내놓은 모바일 중금리 상품입니다.



여기엔 모두 전·현직 우리은행 출신들의 끈끈한 인연이 작용했습니다. 이들이 동시에 서민금융기관에 포진한 것에 대해선 우연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그러나 수장이 된 이후 이들의 행보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립니다.

이순우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출신, 조용흥 한국이지론 대표는 우리은행 미국법인장 출신이죠. 이들은 현재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행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사이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까지 세 사람은 지금도 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지냅니다. 이 이사장은 우리은행장이던 2009년 은행 중 가장 먼저 우리미소금융재단을 출범시킨 주인공입니다. 그는 현재 서민금융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민금융기관과 우리은행의 행보에 대해 이 이사장은 "나도 그랬고 우리은행에는 어차피 할 거면 좀 빨리 하자는 문화가 있다. 이런 부분들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공기업 성격이 짙은 우리은행에는 정책금융에 빠르게 대응하는 문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은퇴한 사람들이 기관장 자리에 앉기만 하면 '마피아'가 될 정도로 민심이 각박해졌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오히려 우려보다 기대가 큽니다. 그만큼 어깨도 더 무거워 지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서민금융의 역할이 중요해진 요즘 이들의 전성기는 우리은행 시절이 아니라 지금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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