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이케미칼 소액주주들 "경영 참여해 상장폐지 막겠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기성훈 기자 2016.02.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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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이첨단소재 "상장폐지 방침 변한 것 없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사진=도레이첨단소재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사진=도레이첨단소재


도레이케미칼 (19,950원 ▲50 +0.2%)이 난항에 빠진 주식 공개매수에도 불구, 자발적 상장폐지 의사를 굽히지 않자 소액주주들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도레이케미칼 상장폐지를 반대하는 소액주주 모임(주주모임)은 3일 도레이케미칼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경영참여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 행동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자발적 도레이케미칼 상장폐지를 추진중인 모회사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3~7월 2차례에 걸친 도레이첨단소재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 4168만4981주(89.91%)를 확보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제6조(상장폐지 신청 서류와 심의기준) 2의 2항에 따르면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신청일 기준 해당 상장법인의 최대주주 등이 해당 종목의 발행주식 총수의 95%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도레이첨단소재는 도레이케미칼 1차 공개매수에 나선 지난해 3월부터 소액주주들의 저항을 받았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주모임을 구성해 지분을 5.1% 이상 확보함으로써 상장폐지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하자는 뜻을 모았다.



이동훈 주주모임 대표는 "최근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이 상장폐지 철회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이후 말을 바꾸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다"며 "이미 주주모임에서 6% 가량 지분을 확보한만큼 상장폐지를 실질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관 회장은 최근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나 상장폐지 재추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안하고, 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아예 안한다고는 말 못하지만, 반대하는 의견이 너무 많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해 도레이첨단소재 측은 상장폐지 이유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기 위한 목적"이라며 "도레이케미칼의 상장폐지가 실현된 이후에도 국내 사업은 변함없이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주모임은 도레이케미칼과 도레이첨단소재의 행태를 '먹튀' '말바꾸기'로 규정하며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주주모임은 2013년 도레이첨단소재가 LG화학, GS에너지 등을 제치고 웅진케미칼(현 도레이케미칼)을 인수할 당시 상장폐지 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지만, 오히려 의사결정 신속성을 이유로 약속을 어기고 오히려 주주들을 회사 발전 방해 존재로 업신여겼다는 입장이다.

이동훈 대표는 "국내 유일의 필터소재기업인 도레이케미칼이 자진 상장폐지를 거쳐 비상장회사가 될 경우 외부의 감시를 벗어나 회사의 알짜 자산과 기술이 소리소문 없이 국외로 유출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과거 일본기업 도레이첨단소재로 피인수될 때에도 국부유출 논란이 일었는데, 도레이케미칼과 같은 우량기업을 인수해 자산과 기술 등 알짜만 빼내 기업을 껍데기로 만든 외국자본들의 사례가 많아 의도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레이첨단소재 측은 도레이케미칼의 상장폐지 추진에 대한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도레이첨단소재 관계자는 "도레이케미칼에 대한 상장폐지 진행은 이전과 특별하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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