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 세상]'영포티'…철없는 40대가 부럽다고?

머니투데이 백승관 기자 2016.01.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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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정보와 감동을 재밌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좁게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가족, 이웃의 이야기까지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네이버 댓글 캡처.네이버 댓글 캡처.


[e런 세상]'영포티'…철없는 40대가 부럽다고?
"자기야 자기야 이거 봤어?"

아내가 또 뭘 사려나 봅니다. 링크를 열기가 두렵지만 용기내 클릭했습니다. 다행히(?) 기사 하나가 뜨네요. 멋지게 사는 형님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영포티(Young Forty)' 젊게 사는 요즘 40대를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와 기사 잘썼네" (네 감탄 할 때가 아니죠.)
"근데 뭐?"
"우리도 이렇게 살자. 응? 응?"



20대에 X세대로 날리던 형님들이 이젠 영포티로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겁없이 휴직신청을 하고 아이들과 해외여행을 떠나고 취미생활에도 열정을 쏟습니다.

패션업계도 옷 잘 입는 40대 남자들을 잡기 위해 마케팅에 집중합니다. '40대=아저씨' 공식은 깨졌습니다. 바야흐로 꽃중년의 시대입니다. 문화를 만들고 소비를 주도하는 당당한 40대의 모습입니다.



기사 댓글을 내려보니 "겉은 늙더라도 멘탈은 늙지 맙시다" 등 공감하는 이야기도 있고 "당장 먹고 살 걱정, 집 걱정 때문에 발 동동 구르며 사는 40대들이 훨씬 더 많은데…" 비판적인 의견도 눈에 들어옵니다.

X세대는 IMF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 경제·문화적 중흥기에 젊음을 만끽한 세대입니다. '비버리힐즈의 아이들'을 꿈꾸던 청년들에겐 젊음은 가능성이고 힘이었습니다.

"평범한 것은 죽기보다 싫다" "아무도 나를 규정할 수 없어" 등 광고카피가 90년대 분위기를 대변해줍니다. 그 시절엔 '천편일률적인' 스펙보다 다양성과 개성이 더 중요한 자산이었습니다.


/사진=드라마 '신사의품격' 화면 캡처./사진=드라마 '신사의품격' 화면 캡처.
모두 다 힘든 '헬조선'의 시대. '3포 세대' 이런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형님들이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습니다. 어른이 된 X세대는 그 나름의 삶의 방식을 찾아낸 것은 아닐까요?

20대에 "평범한 것은 죽기보다 싫다"고 외치던 그 시절 그 마음으로 돌아가서 말입니다. 꼰대가 되기보다 '철없는 어른'이 되자! 더 늦기 전에 무모한 선택을 한 번 더 해보자!

물론 우리도 이렇게 살 수 있다고 아내에게 희망을 줍니다. 전 착한 남편이니까요. 먼저 우린 은행 빚을 갚아야 해. 또 아기도 낳아야겠지? 빚을 갚는 건 더 늦어질 거야. 그리고 그 애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만 버텨…

고작 8년이야. 절대 회사에서 잘리면 안돼. 야근도 밥 먹듯 하고 회식도 꼭 참석해. 그렇게 올드써티(Old thirty)를 보내고 나면 영포티하게 삶을 살 수 있어. 참 희망찬 이야기죠?

'영포티'세대도 저런 지난한 과정을 거쳤기에 '불혹'의 나이에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려는 것이겠죠.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 오늘의 행복을 위해 현재에 충실한다. 잘못된 선택은 없습니다. 다른 선택만 있을 뿐이죠. 그나저나 저는 오늘도 치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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