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후끈' 사교육 중심지…전셋값 1년만에 1억 올라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6.01.1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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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부동산 '맞대결']한파 모르는 강남북 대표 학원밀집지역 대치동·목동

대치동 학원가/사진=머니투데이DB대치동 학원가/사진=머니투데이DB


1월은 전세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연중 가장 매섭다는 세밑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데다 흔히 이사 수요가 집중되는 초·중·고교 개학 때까지 조금이나마 시간적 여유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통념이 통하지 않는 동네들이 있다. '사교육 중심지'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강남·북의 학원 밀집지역이 바로 그곳이다.

◇1월이 더 뜨거운 학원가 전세시장
실제 서울 강·남북의 대표 학원가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과 신정동은 1월이 오히려 전·월세 성수기로 꼽힌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한달간 대치동에서 이뤄진 아파트 전·월세 거래(준전세, 준월세 포함)는 총 353건에 달했다. 2월(420건)과 10월(381건), 12월(444건)에 이어 월간 기준으로 4번째로 많은 거래량이다.

양천구 목동도 마찬가지다. 목동의 경우, 같은 해 1월 전·월세 거래량이 406건으로, 2월(591건), 3월(436건)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8단지 학원 골목'(8단지 학원 골목)이 위치한 신정동 역시 1월 거래량이 387건으로, 연중 평균치를 웃돌았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올해도 예외 없이 일찌감치 전셋집 구하기 경쟁이 시작됐다고 귀띔했다.

대치동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새 학기를 앞두고 전셋집을 구하는 문의가 많다"며 "중3, 고3 진학생 등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의 관심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인근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년새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매매보다 전세나 반전세(보증부 월세)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목동 학원 골목 주변의 H공인중개소 관계자 역시 "최근 문의 전화 대부분이 전세 물량과 시세를 묻는 전화"라며 "특히 (반전세가 아닌) 순수 전세가 있냐고 묻는 전화가 많다"고 전했다.

이에 대치동이나 목동, 신정동 등의 전셋값도 일찌감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76㎡형(이하 전용면적 기준)은 지난해 1월 3억원 후반~4억원대 초반 사이에서 움직이던 전세 시세가 올 1월에는 4억7000만원까지 상승했다. 같은 아파트 84㎡형 역시 지난해 1월 5억원을 밑돌던 전셋값이 5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목동 학원 골목에 인접한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8단지 105㎡형은 최고가를 기준으로 지난해 1월 5억5000만원에서 6억5000만원까지 전셋값이 뛰었다. 1년새 전세 시세가 딱 1억원 오른 셈이다. 바로 옆에 위치한 목동 신시가지아파트7단지 66㎡ 역시 3억8000만에서 4억4000만원으로 1년새 전셋값이 6000만원 올랐다.

◇"봄까지 지켜봐야" vs "재건축 이주수요에 더 오를 것"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대치동이나 목동 같은 학원 밀집지역 전셋값에 대해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인 전세난 속에서 교육 수요라는 특수성이 부각되며 가격 오름세가 한층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올해도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가 상당량 대기하고 있다"며 "이주 수요에 교육 수요가 더해질 경우, 대치동이나 목동, 노원구 중계동 같은 학원 밀집지역의 전셋값 강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개포시영아파트를 비롯한 재건축 이주 수요가 학군 수요에 간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새 아파트 부족, 교육 수요, 직장 수요 등이 합쳐져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의 전셋값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 센터장은 다만 "최근의 전셋값 불안은 신학기를 앞둔 반짝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학군을 중심으로 한 전셋값 강세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봄철이 지나면 고개를 숙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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