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까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밟아왔던 승화프리텍은 회생 종결 약 4개월 만에 다시 법원을 찾게 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승화프리텍 (2,910원 ▼1,075 -27.0%)은 전날 서울남부지법에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한 상장폐지진행금지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거래소가 지난 12일 오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데에 대한 민사 소송이다.
앞서 거래소는 승화프리텍 상장폐지 사유로 경영 투명성과 기업의 계속성이 의심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거래소는 승화프리텍이 상장 이후 2번이나 최대주주 횡령 혐의로 위기를 맞았던 회사라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불거진 전 대표 횡령 혐의에 대한 재판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소가 상장폐지 결정에 앞서 부여한 4개월간의 기업개선 기간 동안 실적 개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승화프리텍의 주장은 다르다. 직전 최대주주였던 김영준 전 대표의 우호 지분을 정리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편한 데다 새 최대주주인 블루쉽사모조합 4호(블루쉽 4호)가 경영권도 50% 이상 확보했다는 내용이 소장에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블루쉽4호를 이끄는 신항묵 현 대표가 김 전 대표 아들 등의 지분(전체의 16%)을 사들여 약 52%의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상장폐지 고지 전인 지난 8일 해당 지분을 장외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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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화프리텍 관계자는 "현 최대주주 블루쉽 4호와 특수관계자인 블루쉽 1호는 기존 일반 주주들이 회사를 살리려 나선 투자조합"이라며 "비리 의혹을 받는 전 경영진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대표가 이끌던 이화-이트론 컨소시엄이 여전히 2대 주주이지만 물리적으로 적대적 M&A가 불가능하다"며 "거래소가 제기하는 경영 불투명에 대한 우려는 억지"라고 설명했다.
승화프리텍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회생기간 동안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음에도 지난해 연간 매출액 60억원과 영업이익 1억원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승화프리텍 관계자는 "회생 종결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할 수 있었던 것이 지난해 9월이므로 거래소가 지난해 7월부터 부여한 개선기간 4개월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한편, 승화프리텍은 한강 요트 선착장인 서울마리나와 인천대교 등을 시공한 건설사다. 특히 교량 건설에 강해 인천대교 외에도 거가대교 잠실철교 등도 시공했다. 회사가 내세우는 LMC교면포장공법은 한국도로공사와 공동특허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