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또 쏟아진다” 12월 7956가구 청약미달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엄성원 기자 2016.01.0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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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89개 분양 아파트 33% 청약 실패
-경기 10가구 중 3.5가구 청약미달 집중
-미분양 적체심화 우려.."속도조절 필요”

@그래픽=김지영 머니투데이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단지 10곳 중 3곳 이상이 청약에 실패하면서 청약미달 가구가 무려 8000가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미분양 물량이 역대 최대 증가율을 보인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청약미달이 발생함에 따라 미분양 적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과잉과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위축된 최근의 주택시장 여건을 고려하면 청약미달 가구는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미분양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분양전환·임대 제외)는 총 89개 단지로 이중 30곳이 청약미달을 기록했다.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단지는 39곳에 그쳤고, 나머지 20개 단지는 2순위까지 가서야 청약을 완료했다.



전체 공급가구는 4만1392가구로 이중 청약미달은 7956가구에 달했다. 10가구 중 2가구 가량이 청약미달을 기록한 것. 지역별로는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청약미달이 속출했다. 지난달 수도권에선 24개 단지가 분양에 나섰지만 40%가 넘는 10곳이 청약에 실패했다.

특히 경기도 분양시장의 청약미달이 심각했다. 경기도에서 분양한 16개 단지 중 청약에 성공한 곳은 절반인 8곳에 그쳤고, 청약미달 가구는 5000가구가 넘었다. 지난달 전체 청약미달 가구의 63% 정도가 경기도 분양시장에서 발생한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최고 수 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열기가 뜨거웠던 동탄, 파주, 남양주 등지에서 청약미달이 쏟아졌다. 실례로 지난달 초 분양한 동탄2 A-99블록 '신안인스빌 리베라3차'는 469가구 중 절반이 넘는 246가구가 미달됐다.


대형 브랜드 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동탄2 A-90블록 '동탄 자이파밀리에'는 989가구 중 104가구가 미달됐고, 안성시 가산동 ‘안성 푸르지오’는 759가구 중 14가구만 청약되는 등 대규모 미달사태를 기록했다.

통상 청약미달 가구는 계약일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면 미분양으로 등록된다. 건설업체들의 분양 마케팅에 따라 실제 미분양으로 이어지는 물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비수기인데다 공급과잉,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으로 주택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물량을 털어내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히려 일부 지역에선 청약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실제 계약률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양대행사 한 임원은 “지난달 중순부터 계약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시장 분위기가 크게 위축됐다”며 “일부 단지의 경우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 포기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미분양이 우려 단계는 아니라고 하지만 최근 증가 속도를 보면 5만 가구가 7만 가구가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건설업체나 소비자 모두 보수적으로 시장을 보고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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