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난민' 어디로 내몰렸나 봤더니…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2016.01.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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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남양주로 이주 많아"…"이주수요 많은지역, 전세난 도미노"

서울 강동구 아파트 전경. /사진=박성대 기자서울 강동구 아파트 전경. /사진=박성대 기자


11개월 동안 서울 인구 54만명 이상이 수도권(서울 제외)·지방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이들 중 67.6%는 수도권으로 이사했으며 경기 고양시·남양주시로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이동 요인이 다양할 수 있으나 다수가 서울지역 전세난에 따른 엑소더스(탈출) 현상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주가 많은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상승하자 전세난 지역 확대 우려도 나오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출한 사람은 54만393명으로 이중 32만4287명이 경기로, 4만786명이 인천으로 이동했다. 같은기간 △강원 2만490명 △충남 2만238명 △부산 1만5687명 등으로 이동했다.

특히 경기 북부지역으로의 이동이 많았다. 이 기간동안 △고양시 4만2314명 △남양주시 3만488명 △성남시 2만8596명 △용인시 2만6229명 등으로 이동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고양시·남양주시 등으로 이동한 이유로 서울 인접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 공급이 많아 주택을 고르기 용이한데다 인근 지역에 생활 인프라를 커버할 만한 지역이 있다는 점도 주효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고양시·남양주시 등의 경우 재고주택이 많은데다 신도시 중 주택가격이 크지 오르지 않아 이주지역으로 꼽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전세금에 대출을 크게 받지 않고 집을 사거나 그대로 전셋집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서울 전세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공급물량도 여의치 않아 전세난민 발생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2017~2018년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기 전까지 전세난에 따른 이주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주수요로 인해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동반 상승했다. 경기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분기 904만원에서 4분기 964만원으로, 같은 기간 전셋값은 657만원에서 743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주가 많았던 지역의 전세가 상승이 뚜렷했다. 같은기간 고양시의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69만원·122만원, 남양주시의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46만원·92만원 각각 상승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서울 전셋값 상승에 따른 난민 발생으로 이동지역인 경기 지역의 전세가가 덩달아 오르고 있다"며 "전세난에 따른 엑소더스가 전셋값 상승 풍선효과로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세난 여파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경기 고양시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세 수요 확대로 아파트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이 같은 수요를 감안해 전셋값을 올려 기존 세입자가 오히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도미노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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