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취업준비 시작은 ○○에 달려있다

머니투데이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 2015.12.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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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장 오해와 진실] ⑬

성공적인 취업준비 시작은 ○○에 달려있다


취업에 성공했거나 성공적인 경력 관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적인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높은 토익 점수나 학점도 아니며 자격증이나 출신학교도 아니다.

다름 아닌 사회적 변화 내지 산업적 트렌드를 잘 짚어내는 능력이다. 시대적 변화를 미리 읽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 직장을 가장 쉽게 들어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미 알려진 회사를 들어가는 것보다 앞으로 잘될 회사를 들어가는 것이 취업 자체도 용이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처음 준비할 때는 지원한 회사의 산업 동향 내지 전망보다는 단순히 취업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행태는 쉽게 말해 취업 자체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취업 자체에만 관심을 둘 경우에는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후 적지 않은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한때 핀란드 최고의 기업이자 세계 초일류 기업인 노키아는 모든 핀란드 구직자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었다. 노키아는 전세계 휴대폰 시장 1위 기업이었으며,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에는 핀란드 GDP의 약 4%를 차지했고, 핀란드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했다.



그러던 노키아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마침내 2013년 들어 휴대폰 사업부문을 MS에 매각하였다. 반면 휴대폰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대만기업인 HTC는 일찌감치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어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러한 현상은 불과 2~3년 만에 전개된 상황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기간 동안 해당회사에 입사했을 신입직원들의 향후 경력이 어떻게 변화했을 것인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 굴지의 기업들의 구조조정 소식을 심심찮게 듣게 된다. D그룹의 경우 올해 한 해에만 3번에 걸쳐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으며, 국내 최고의 S그룹의 한 계열사는 자본잠식으로 향후 조직구조에 커다란 개편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과거 가장 안정적인 직장으로 꼽혔던 국내 최고의 언론사 중 한 곳에서 구조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반해 시장 수요 내지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대응했던 몇몇 혁신기업의 경우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지난해 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평균 19.4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2005년 대비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기업 수는 10년 만에 7배 증가하였다. 이들 기업의 성과는 최근 국내외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한다면 더욱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어렵게 취업에 합격해 입사한 회사에서 구조조정하는 모습을 지켜본다면 그 심정은 참담할 것이다. 또한 자신이 어떤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지는 이후 경력관리를 하는데 있어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많다. 결국 성공적인 구직활동의 첫 단추는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 상황과 해당 산업 분야의 동향을 확인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은… 연세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경제학 석사, KAIST 경영학 석사,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을 수학했다. “배워서 남 주자!”라는 신조에 따라 EBS, KBS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 경제 강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현대, SK, 롯데 등 주요 기업들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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