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심사위원인 이순원 소설가와 이희주 시인(왼쪽부터)이 응모작들을 심사하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우선 소설 부문에 일차로 뽑아낸 작품은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와 '전경련 회장 실종사건', '팬티M'인데, 경제에서 돈 이야기가 중요하지만 그냥 돈이 부족해 돈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의 이야기만으로는 그걸 경제이야기라 말할 수가 없다. 또 주인공이 전경련 회장이라고 해서 그게 경제이야기가 되는 것도 아니다. 소설 안에 기업 전반에 대한 얘기든 금융흐름에 대한 얘기든, 주인공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적으로 경제 이야기가 녹아들어야 한다.
시 부문에서는 전체 수준은 예년과 비슷했지만, 출품작들의 우열이 너무 극명한 느낌이었다. '솟대', '간재미', '아가미 숨과 생활', '트레이더스 개점하다'가 최종 경합을 벌였다. '트레이더스 개점하다'는 시적 전개가 활달하고 주제도 선명했지만 함께 응모한 작품들이 고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아가미 숨과 생활'은 어판장 생선가게에서 젓갈을 담그는 그녀의 일상이 그림처럼 전개되나 '꽃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와 같은 생경한 표현이 시적 긴장을 약화시켰다. '간재미'는 간재미를 무치는 엄마의 모습을 정밀하게 묘사하듯 새콤하게 그려냈으나 마지막 마무리 연의 처리가 하나의 추억으로 전락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또 한편의 가작은 수필 부분에서 나왔다. '귀촌의 경제학'과 '경제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놓고 여러 논의를 거쳤다. 둘 다 수기적 성격이 강한 작품 가운데서도 '경제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한 가정의 위기 극복 과정을 실감나고 설득력 있게 그렸다는 점에서 '귀촌의 경제학'이 도시의 삶을 뒤로 하고 귀촌하는 과정과 귀촌 후 실생활 속에 일어나고 있는 실경제 이야기를 마치 이야기하듯 들려준다는 점에서 저마다 강점이 있지만, '귀촌의 경제학'이 귀촌 가운데서도 흔히 보는 농촌으로의 귀촌이 아니라 아주 드물게 어촌으로의 귀촌을 그렸다는 점에서, 또 주제 전달력이 높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가작으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