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함박눈이 내리면 마냥 신났는데 어른이 된 지금은 출근길 걱정부터 합니다. 지난 3일 함박눈이 내리는 서울시청 앞 횡단보도를 지나가는 시민들(왼쪽). 며칠 전 점심으로 먹은 푸짐한 함박스테이크.
정신없이 바쁜 출근길, 정신이 번쩍 듭니다.
"아침부터 웬 함박눈이야. 조금만 더 늦게 오지."
한가할 때 오는 눈이야 낭만적이라지만, 갈 길 바쁜데 느닷없이 내리는 눈은 낭패입니다. 눈길을 어떻게 걸어가나, 택시를 탈까 고민 중인데 아이는 마냥 신났습니다.
"엄마엄마~ 함박눈 오니까 너무 좋다. 나 함박스테이크 먹고 싶어졌어."
짜증이 밀려오려던 찰나, 아이의 생뚱맞은 말에 웃음이 터집니다.
"함박눈이랑 함박스테이크랑 둘 다 함박이 들어갔잖아. 같은 말이지? 동글동글 통통하고…"
둘 다 '함박'이 들어가서 아이는 같은 말로 느껴졌나 봅니다. 하긴 '동글동글 통통'은 그럴 듯도 하네요. 하지만 글자가 같다고 뜻도 같은 건 아니죠. '함박'의 어원 알아볼까요?
한동안 겨울답지 않게 따듯했던 날씨도 잠시, 다시 영하권에 들어간다는 일기예보가 있는데요. 추운 건 싫지만 크리스마스가 한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소담스럽게 내리는 함박눈을 기대하는 건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겠죠?
1. 아기가 엄마를 보고 함박 웃었다.
2. 합격 소식에 입이 함박만해졌다.
3. 결국 그는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4. 함박눈이 뜰에 수북이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