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 기업심사위원회 결과 승화프리텍이 지배구조상 문제로 상장폐지사유가 다시 발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8월 승화프리텍을 인수한 이화전기-이트론컨소시엄의 김영준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입니다.
직원들과 주주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공시가 뜬 날 직원들은 회사가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 곧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지난 8월 M&A에 성공하면서 회사 빚도 다 갚았고 회생절차도 조기 종결했기 때문입니다. 주주들의 실망도 컸습니다. 주주들은 대규모 감자를 당하면서 거래가 재개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승화프리텍의 최대주주와 악연은 2013년 시작됐습니다. 에스에이치투라는 이름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던 승화프리텍은 2013년 리조트사업을 영위하는 케이엔브라더스에 매각됐습니다. 최대주주에 오른 케이엔브라더스는 김정주 이사를 대표이사에 앉히고 사명을 지금의 승화프리텍으로 변경했습니다.
인수 당시만 해도 전망은 밝았습니다. 김 대표는 승화프리텍의 강점인 건설업을 유지하면서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회사는 교량포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이 기대됐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LMC교면포장공법은 한국도로공사와 공동특허를 받은 기술로 인천대교, 거가대교,서울시 잠실철교 등 많은 교량에서 사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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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6월 김 대표가 돌연 사임을 하고 한 달 뒤 최대주주가 개인투자자로 변경되면서 회사에 악재가 시작됐습니다. 김 대표가사임한지 4달 뒤인 지난해 10월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회사는 상장폐지실질심사를 받게 됐습니다. 엎친 데 덮쳐 회사는 100억원이 넘는 빚을 갚지 못하고 같은 해 12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승화프리텍은 다음 주 중으로 한국거래소에 다시 이의신청할 계획입니다. 회사는 이미 지난 7월 4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이번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회사는 상장폐지 됩니다.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는 코스닥시장위원회는 내년 초에 열릴 예정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맞은 승화프리텍이 코스닥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