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후계자들, 위기상황서 속속 승진 '책임 경영 강화'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2015.12.02 15:30
글자크기

지난달 현대중공업 시작으로 GS, 코오롱 3~4세 승진.. 경제 위기에 직접 나서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박서원 (주)두산 전무,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허서홍 GS에너지 상무, 허윤홍 GS건설 전무(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사진제공=현대중공업, GS, 두산, 코오롱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박서원 (주)두산 전무,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허서홍 GS에너지 상무, 허윤홍 GS건설 전무(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사진제공=현대중공업, GS, 두산, 코오롱


최근 임원인사에서 재계 3~4세들의 승진이 잇따르고 있다. 위기 경영 상황 속에 오너가가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해외 유학파로 세계 경제에 밝고, 경영수업을 체계적으로 받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를 시작으로 이달 GS와 코오롱그룹 후계자들이 경영 일선에 본격 나섰다. 두산그룹도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씨를 영입했다.



이날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장이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 상무보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경북 구미 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공장에서 약 1년간 근무 후 코오롱글로벌로 이동해 실무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4월 코오롱글로벌에서 부장으로 승진했고, 이번에 상무보로 임원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올해 초 옮긴 주력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이 상무보는 각 사업부문 현안을 점검하고, 미래전략을 세우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전일 GS그룹 임원인사에서는 오너가 허준홍·허윤홍 상무, 허서홍 부장이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했다. GS가 장손인 허준홍 GS칼텍스 전무는 법인사업부문장을 맡게 됐다. 허 전무는 2005년 GS칼텍스에 입사, 2013년 GS칼텍스 싱가포르 법인 원유·제품 트레이딩 부문장을 역임했다. 올 초부터는 GS칼텍스 서울 본사에서 LPG 사업부문장을 맡아왔다.

허창수 GS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전무도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했으나, 이후 GS건설로 옮겨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2012년 GS건설 경영혁신담당(상무)에 선임됐고, 2015년부터 GS건설 사업지원실장을 맡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날 허광수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 사업부문장(상무)는 미국 쉐브론, 삼정KPMG, GS홈쇼핑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달 27일 승진한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는 조선과 해양 영업 총괄을 맡았다. 정 전무는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조선, 엔진, 플랜트, 정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성사시켰다.

정 전무는 대주주 일가로써 직접 선주를 상대하는 영업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무가 맡은 해양플랜트 사업은 올해 수주가 없었다.

올해 재계 3~4세들이 승진한 기업들은 지난해와 올해 위기를 겪거나, 지금도 위기가 지속되는 곳들이다. 정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지난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건설과 중공업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위기 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수출 감소 및 세계 경제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오너가의 책임 경영이 강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오너십을 가진 경영인과 전문경영인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다르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CCO) 부사장은 지난달 (주)두산 면세점 전략담당(CSO) 전무로 영입됐다. 박 전무는 내년 5월 면세점 개점을 앞두고 온오프 면세점 마케팅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두산이 새로 진출하는 사업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