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SDR 편입 이후 '험로' 예상…'금융개혁 압력' 거셀 듯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5.11.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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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 압박 더 거세질 듯…인민은행 독립성·투명성, 위안화 약세 대응 등 관건

국제통화기금(IMF)이 30일(현지시간)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이변이 없는 한 IMF가 위안화를 수용할 것으로 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이로써 중국에 대한 금융개혁 압력이 더 커지게 됐다며 위안화의 SDR 편입보다 더 어려운 과제가 남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30일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위안화를 미국 달러,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에 이어 5번째 SDR 바스켓 통화로 인정할 전망이다. SDR은 가상의 IMF 준비통화다. 위안화의 바스켓 편입은 위안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음을 뜻한다. 중국이 추진해온 위안화 국제화 노력이 결실을 맺는 셈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한 IMF 주요 인사들은 위안화의 SDR 편입 가능성을 이미 여러 차례 시사했다.



WSJ는 그러나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편입되면 중국은 세계 5대 통화국 지위에 걸맞은 금융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비롯한 금융시스템 자유화 의지를 강조해온 만큼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계기로 이에 대한 외부의 감시는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면 5년마다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과 같은 수준의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인민은행은 독립성을 가진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달리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가까운 예로 인민은행은 올 여름 증시 급락 사태 때 여러 차례 시장에 개입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갑자기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해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최근에는 웹사이트에 한참 지난 성명을 재차 발표해 시장에 혼란을 줬다.


중국 자산운용사 빈위안캐피털의 저우핑 설립자는 “인민은행은 시장과 좀 더 분명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며 “인민은행에 문화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SJ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이에 따른 위안화 약세 압력에 대한 인민은행의 대응을 주요 당면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뒤 충격을 흡수하느라 지난 3개월 동안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였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향후 1년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3-5% 떨어지도록 점진적이고 완만한 위안화 절하를 용인할 것으로 보지만 이같은 의지를 시장에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경기 둔화로 중국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가 약해진 것도 문제다. 인민은행은 그동안 위안화의 SDR 편입을 위해 금리 자유화, 자본시장 개방에 적극적이었지만 중국 지도부는 최근 올해 말로 정했던 일부 금융시장 자유화 달성 시기를 2020년으로 미뤘다. 이는 중국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

저우 빈위안캐피털 설립자는 인민은행의 환율 방어로 위안화 가치가 20%가량 고평가돼 있다며 이대로라면 경제에 해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흥시장이 내년에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 가운데 하나로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 가능성을 꼽았다. 더욱이 위안화 가치 급락은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 줄 수 있지만 미국 등의 반발을 살 게 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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