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 성장의 열쇠는 'M&A'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2015.11.30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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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두산·SK·한화 '지속적인 투자로 그룹 주력으로 키워'

기업들은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체기마다 적극적 M&A(인수합병)로 성장 발판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로 창업 119년을 맞은 재계 맏형 두산그룹이 대표적이다. 1896년 설립된 두산은 창업주 고 박승직 회장이 서울 종로에서 세운 '박승직 상점'에서 시작됐다.

두산은 주류와 음료 등 소비재 위주로 사업을 키웠으나, 1990년대 중반에 시작된 체질개선 작업으로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를 두 축으로 하는 중공업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두산중공업은 2000년 공기업 민영화 정책 대상이었던 한국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는 2005년 인수한 대우종합기계가 전신이다.



두산은 M&A에 앞서 원천기술 등 차별화된 가치를 갖고 있는지, 기존 사업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기업 가치를 증대할 수 있는지를 중점 검토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에 집중하고, 인수한 기업에는 '자율 책임경영'을 위해 최소 인원만 파견한다.

두산중공업은 대표적인 민영화 성공 사례로 꼽히며, 경영체질개선 및 원천기술 확보 지원 등에 힘입어 세계 발전설비 시장에서 GE, 지멘스, 알스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담수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K그룹도 M&A로 주력 사업을 일군 대표적인 기업이다. 1972년 워커힐호텔을 시작으로,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 현 SK이노베이션),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2012년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를 인수해 성장동력을 만들었다. 최근엔 CJ헬로비전과 OCI머티리얼즈 인수를 확정해 유료방송 및 반도체 소재 사업 강화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인수 당시 10조1622억원의 매출과 22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부실기업이었지만, 이듬해인 2013년 14조1651억원의 매출과 3조379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급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제조기업으론 드물게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했고, 올해도 영업이익 5조원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의 성장사도 M&A의 역사다. 인수로 인한 잡음도 거의 없이 부실기업을 모두 정상화시키는 경영능력도 보였다. 주력 기업인 한화케미칼은 1982년 인수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이 전신이다. 제2차 오일쇼크로 석유화학 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었지만, 한국프라스틱공업을 경영하던 한화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위해 두 회사를 인수했다.


국내 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도 대한생명을 인수해 재탄생시킨 것이다. 2002년 인수될 당시 누적손실이 2조3000억원에 달했으나 인수 6년만인 2008년에 누적손실을 완전해소했다. 한화큐셀도 2012년 4월 파산한 독일 큐셀이 전신이다. 큐셀은 파산 당시 누적 영업적자가 4600억원에 이르고, 공장 가동률은 20~30%에 그쳤다. 한화의 적극적인 투자 및 원가 절감 지원 등으로 올해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엔 큰 것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의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잘 나가던 기업들도 하루아침에 몰락한다"면서 "단순한 영토확장을 위한 M&A는 실패 확률이 높지만, 인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추진할 경우에는 인수 및 피인수 기업 모두의 성장과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100년 기업 성장의 열쇠는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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