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홍진호 최고 e스포츠시장 끌었듯, 韓 MCN도 가능성있다"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2015.11.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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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준 CJ E&M 다이아TV 본부장 "한주간 1천개 콘텐츠 나와…내년 해외시장 콘텐츠 현지화 주력"

황형준 CJ E&M 다이아TV 본부장/사진제공=CJ E&M황형준 CJ E&M 다이아TV 본부장/사진제공=CJ E&M


"한국 e스포츠 시장은 축구로 치면 프리미어리그죠. 최고입니다. 우리 MCN(멀티채널네트워크) 시장도 양적, 질적 측면에서도 모두 최고가 되도록 키워보고 싶습니다."

CJ E&M의 MCN 사업 부문 '다이아(DIA)TV'를 이끌고 있는 황형준 본부장(45)은 다이아TV를 세계 10위권에 드는 아시아 대표 MCN으로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MCN 사업은 독립된 영상콘텐츠 창작자와 제휴를 통해 마케팅, 저작권 관리, 콘텐츠 유통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고 광고 등 수익을 나누는 사업을 일컫는다.

이런 도전이 눈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스타리그 등을 통해 게임 방송, e스포츠라는 영역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라는 점이다. 1999년 e스포츠를 기획 제작하고, 이후 온게임넷에서 각종 게임방송과 대회를 이끌어왔다.



이번에는 MCN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만의 MCN 모형을 만들겠다는 것. 규모면에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다이아TV'지만, 아직까지는 세계시장에서 30위권 안에 들지 못한다.

그가 다이아TV를 맡은 지난해 11월 이후, 직원 수만 10명에서 40명으로 늘었다. 그 사이 다이아TV가 육성한 창작자는 620팀을 넘어섰다. 이들이 한 주간 쏟아내는 영상콘텐츠는 1000개가 넘는다. 괄목할 만한 규모의 성장을 이룬 것.

황형준 본부장은 MCN의 잠재력을 믿는다. 그는 현재 MCN 콘텐츠의 가치가 1/10도 인정 못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이블 콘텐츠가 초창기에 겪은 것처럼, MCN도 그 가치가 점차 올라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MCN시장이지만, 우리가 따라가야할 선도적 모델은 아니죠. 한국만의 MCN 모형을 만들고 싶습니다."

황 본부장의 모든 사업 전략은 '장기적인 생태계 조성'에서 시작한다. 그 단계가 e스포츠를 확대해가던 때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당시 임요환, 홍진호 등 스타플레이어를 띄우면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듯, MCN에서도 스타 1인 창작자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내년부터는 다음 단계에 돌입할 계획이다. 시스템적으로 창작자를 육성하는 것이다. 우선 창작자들의 콘텐츠 제작 환경 구축에 투자를 확대한다. 현재 서울 서교동 스튜디오 외에 상암에 내년 4월 165㎡(약 50평) 정도 생방송 스튜디오를 연다. 1인 창작자가 해결하기 힘든 저작권 문제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고민 중이다.

보다 많은 창작자가 '전업'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익구조 다변화도 추진한다. 최근 적극 추진 중인 브랜디드 콘텐츠 사업도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광고주와 기획해 함께 영상콘텐츠를 만드는 것. 광고성 콘텐츠지만, 재미와 품질 덕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광고주와 1인 창작자가 온라인에서 수요 맞춰 직접 만날 수 있는 '에코시스템'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그외 커머스 개발도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다이아TV의 큰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아시아 곳곳에서 현지화를 추진하기 위해 현지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를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창작자들과 제휴해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황 본부장은 "e스포츠 당시에도 대회를 만들고, 예선을 치르고, 방송 중계를 거쳐 기업 후원, 협회 창단 등 순으로 생태계가 조성된 것처럼 MCN도 서서히 다양한 주자들이 들어오면서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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