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잇따라 새로 여는 마카오…매출은 16개월째 하락중

머니투데이 마카오=김유경 기자 2015.10.28 10:30
글자크기

중국 정부의 반(反) 부패 캠페인에 따른 VIP 고객 급감, 신규 카지노 개장에 경쟁 심화…다변화 요구

마카오 코타이 최초의 복합리조트 '베네시안' 실내. 쇼핑몰에 운하를 만들고 곤돌라를 운영한다. /사진= 김유경기자마카오 코타이 최초의 복합리조트 '베네시안' 실내. 쇼핑몰에 운하를 만들고 곤돌라를 운영한다. /사진= 김유경기자


마카오 코타이 최초의 복합리조트 '베네시안' 실내.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쇼핑몰. /사진= 김유경기자마카오 코타이 최초의 복합리조트 '베네시안' 실내.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쇼핑몰. /사진= 김유경기자
61만명의 마카오 주민들이 지난해 정부로부터 1인당 200만원의 현금보너스를 받았다. 아이가 셋인 5인 가족이 받은 현금은 1000만원. 마카오는 2008년부터 카지노 산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전 주민에게 나눠주고 있는데 지난해 1조2200억원을 돌려준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카지노에 의존하던 마카오가 다른 관광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다.

지난 20일 오전 일찍 마카오 직항편을 이용해 마카오에 도착하니 12시쯤 시내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비행기로 3시간30분, 공항에서 시내로 나오는데 30분이면 충분해 국내 지방보다 가까운 느낌이다. 특히 공항에는 각 호텔과 카지노업장으로 직행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상시 대기중이다.



마카오 시내에서 눈에 띄는 화려한 호텔들은 대부분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데 마카오의 상징적인 카지노로 꼽히는 그랜드 리스보아와 해외자본의 첫 카지노로 개장한 샌즈 마카오가 운영하는 카지노 업장은 싱가포르나 필린핀보다 활기찼다.

두 장의 카드를 더한 수의 끝자리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바카라'는 카지노 테이블 게임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게임. 사람들이 운집해 있어 까치발을 들어 테이블을 엿보니 최소 베팅액이 1000홍콩달러(14만6000원)인데도 칩이 10개 가까이 쌓여있는 게 두개나 된다. 거액 베팅을 한 사람을 따라 칩을 한두개 얹은 사람들도 십여명. 이들은 거액 베팅자가 카드 한 귀퉁이를 까보는 표정을 보며 행운을 기원하는 소리를 질러댔다. 순간의 승패로 희비도 엇갈렸다.



평일 낮에도 이같이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어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이 줄었다는 게 거짓말 같다.

마카오 반도지역에 위치한 윈호텔 /사진= 김유경기자마카오 반도지역에 위치한 윈호텔 /사진= 김유경기자
◇카지노 시티 '마카오'…13개월 연속 카지노 매출 하락세

중국에서 유일하게 카지노가 허용된 마카오는 카지노로 먹고사는 '카지노시티'다.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은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


현지 가이드는 "국민의 60~70%가 카지노 호텔업에 종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카오의 실업률은 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조사 기간 중 1.7%에 그쳐 사실상 완전고용상태다. 국민 복지도 최상이다. 15년간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고, 여기에 간식비도 지원된다. 유학비용까지 정부가 지원한다.

서울 종로구 정도의 규모인 마카오에 설립된 카지노는 총 36개. 이중 마카오 카지노 재벌로 알려진 스탠리호가 리스보아 등 20개의 카지노를 소유하고 있다. 스탠리호가 지난 2002년까지 40년간 카지노 독점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카오의 카지노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건 해외자본이 들어오면서부터다. 해외자본의 총 투자 규모는 앞으로 개장 예정인 복합리조트를 포함해 약 40조원에 달한다. 샌즈 14조원, 갤럭시 10조원, 멜코 크라운 6조원, 윈 5조원, MGM 5조원 등이다.

마카오 카지노 시장은 2006년 라스베이거스를 추월하며 2012년엔 미국 카지노 전체 매출액을 추월, 세계 1위 카지노 시장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2013년 매출 452억 달러를 정점으로 마카오 카지노 시장은 하락세다. 마카오 도박감찰국(DICJ)에 따르면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매출액은 443억 달러(50조원)로 전년대비 2.6% 줄었고 올해 9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222억달러로 전년 동기 348억달러 보다 36.2% 급감했다. 2014년 5월 이래 16개월 연속 하락세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반(反) 부패 캠페인에 따른 VIP고객 급감과 위안화 가치 하락, 경쟁 심화 등으로 마카오 카지노 산업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카오의 상징적인 카지노로 꼽히는 '그랜드 리스보아'와 기존 카지노 전경 /사진= 김유경기자마카오의 상징적인 카지노로 꼽히는 '그랜드 리스보아'와 기존 카지노 전경 /사진= 김유경기자
◇신규 복합리조트 개장 잇따라…대관람차, 케이블카 등 관광시설 매출 강화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인 마카오 매립지 코타이 5.8㎢에는 베네시안, 시티 오브 드림즈, 갤럭시 마카오, 샌즈 코타이 센트럴, 브로드웨이 그리고 27일 개장한 스튜디오 시티까지 6개의 복합리조트(IR)가 밀집돼 있다. 8자형 대관람차를 건물 중앙에 배치한 스튜디오 시티는 32억 달러(3조6350억원)가 투자됐다.

하지만 코타이에는 여전히 공사중인 곳이 많다. 샌즈차이나는 에펠탑 형태의 파리지앵 마카오를 2016년 개장할 예정이다. 41억 달러(4조6390억 원)를 투입해 케이블카 등이 설치된 윈 팰리스는 내년 3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MGM차이나 역시 내년 개장을 목표로 MGM코타이를 건설중이다.

이같이 대규모 복합리조트들이 계속 건설되면서 집적화 효과보다는 오히려 경쟁심화로 인한 실적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올해 3분기 세전이익이 5억45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33% 감소한 샌즈차이나의 경우 실적 악화 원인이 중국 정부의 부패척결 캠페인 외에 갤럭시 등과의 경쟁에서 시장점유율을 뺏겼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마카오 정부와 카지노 업체들은 카지노 외의 매출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카지노 외의 매출이 전체 산업의 5%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2009년 개장 이래 연일 만석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공연과 같은 콘텐츠와 대관람차, 케이블카 등의 시설을 늘려 관광 매력을 높이겠다는 것.

특히 마카오는 중국 주해시 남부에 있는 자유무역지구 횡금도(헝친다오)를 마카오 경제 다변화 요충지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갤럭시엔터테인먼트는 카지노가 없는 2조원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횡금도에 건립할 예정이며, MGM차이나도 카지노가 없는 리조트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지노 복합리조트 역시 '차이나 리스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카지노 이외의 시설을 단순히 구색 맞추기가 아닌 실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카오 코타이 지역에 건립된 '갤럭시 마카오'의 야경 /사진= 김유경기자마카오 코타이 지역에 건립된 '갤럭시 마카오'의 야경 /사진= 김유경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