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앱 다운로드까지 1000번의 시도"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5.10.30 05:40
글자크기

[스타트업 생존기]맛집 추천 서비스 앱 '망고플레이트'

편집자주 창업 붐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이 떠오르고 지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창업가 브라이언 체스키처럼 '바퀴벌레'와 같은 생존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치열한 생존 이야기를 전합니다.

김대웅 망고플레이트 대표/사진=망고플레이트 제공김대웅 망고플레이트 대표/사진=망고플레이트 제공


맛집 추천 서비스 앱 '망고플레이트'는 한·미·일 3개국에서 총 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으로 유명하다. 게임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앱 다운로드 수 200만건을 돌파한 손꼽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망고플레이트는 지난 6월 퀄컴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야후 재팬의 YJ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67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투자액을 포함, 총 80억원을 유치한 것.



별 탈 없이 성장한 스타트업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현재는 2년 넘게 꼬박 1000번이 넘는 시도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200만 앱 다운로드를 위한 1000번의 노력

2013년 10월. 요리하는 방송인 쿡방 열풍이 있기 전,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알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다른 스타트업처럼 페이스북 페이지를 마케팅 툴로 활용했다.



어떤 콘텐츠를 올려야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지 몰라 음식의 유래부터 맛집 식당 인터뷰, 유명 셰프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올렸다.

그러다 갑자기 호응을 얻었던 콘텐츠가 '맛집 리스트'였다. '이태원 맛집 10곳'과 같은 콘텐츠에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한 것. 이후 망고플레이트는 지역이나 계절, 상황 등 다양한 주제별로 리스트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초기 팬 수 30명은 3개월 만에 3000명으로 100배 증가했다. 현재 망고플레이트 페이스북 페이지 팬 수는 30만 명, 콘텐츠 건수는 1100여 건에 이른다.

비결은 실행에 있었다. 김대웅 망고플레이트 대표(34)는 "우리는 실행했다. 테스트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았고 규모를 키우고 구체화 해서 다듬고… 계속 반복했다"며 "이렇게 3개월 동안 60개 넘는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맛집 리스트'라는 인기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는 망고플레이트가 달성한 다운로드 숫자 등을 쉽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김 대표는 이용자 한 명을 유치하는 데 엄청난 고민과 실행의 과정을 겪었다고 털어 놓았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는 쉽지만 실행하고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다"며 "'왜 쉬운 게 하나도 없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몇개월 간 노력해야 얻을 수 있었던 다운로드 수 3000건이 하루만에 달성 되기도 한다.

◇"맛집 앱이 뭐 대단해?" 인식에…투자 유치까지 죽음의 계곡 겪어

네이버, 삼성전자, 카카오, 애플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회사에 다니다 '먹는 걸 좋아해서' 창업한 망고플레이트 공동창업자 4명은 창업 이후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초기에 마련한 자본은 금새 떨어졌고 지인 사무실 한 구석을 빌리거나 카페를 전전하며 일했다. 김 대표는 "몸값 30조 원인 에어비앤비가 자금 마련을 위해 시리얼을 팔았듯, 우리는 개발 능력을 팔며 버텼다"고 말했다. 투자를 유치하기 전 1년 간 죽음의 계곡을 겪은 것.

투자자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맛집 서비스 앱이 뭐 대단하냐"는 것과 "왜 그렇게 어려운 사업을 하려고 하느냐"는 것이었다. 망고플레이트의 서비스를 높이 평가하는 투자자도 "좀 더 지켜보고 싶다"며 투자를 미뤘다.

그러다 이강준 전 소프트뱅크벤처스 상무를 만나게 됐다. 그는 "한국에 이런 서비스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며 초기 투자를 결정했다. 미국의 옐프(Yelp)나 일본의 타베로그 등처럼 각 나라를 대표하는 맛집 서비스가 한국에도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김 대표는 "한국 외식 산업 규모만 70조~80조 원 수준으로 무시 못할 정도의 규모"라며 "개인화된 맛집 추천 서비스를 위한 기술적인 준비가 됐다는 점도 투자자가 좋게 평가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망고플레이트의 비전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맛집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그는 "'카톡해', '구글링'처럼 서비스 자체가 하나의 동사로 표현되는 것"이라며 "점심·저녁 시간마다 '망고플레이트 하자'는 말이 나올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망고플레이트/사진=망고플레이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