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영학도 울고 갈 아산의 '감' 경영

머니투데이 울산=양영권 기자 2015.10.26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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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탄생 100주년…기업가정신을 생각하다]70, 80년대에 이미 '전략적 사회공헌' 실천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진=아산정주영닷컴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진=아산정주영닷컴


고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울산대학교에서는 2009년부터 학부생을 대상으로 아산을 조명하는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정주영과 기업가정신', '정주영 경영학' 등의 강의가 그것이다.

매년 1000명 넘게 수강하는 등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애플의 교육애플리케이션 아이튠즈 유(iTunes U)'에도 공개돼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김성훈 울산대 교수는 '정주영학'을 강의하면서 아산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김 교수는 울산대에서 머니투데이 기자를 만나 "아산은 기존 경영학 교과서대로가 아니라 순전히 '감'으로 경영을 했다"며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현대 경영학 이론에 들어맞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울산의 경우 '현대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그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그가 설립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 교육기관, 병원, 문화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그가 만들어 기부한 4.95km 길이의 '아산로'라는 길도 있다.



울산대 정주영 설립자 동상 앞에 선 김성훈 교수. /사진=양영권 기자 울산대 정주영 설립자 동상 앞에 선 김성훈 교수. /사진=양영권 기자
아산은 '사회공헌'을 단순히 어려운 사람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지역 사회 인프라를 조성해 본인 사업에 도움이 되게 했다. 정 회장이 울산에서 벌인 자동차, 조선 산업은 대표적인 노동 집약 산업이다. 곧 '사람'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산은 교육기관을 통해 직접 인재를 육성해 우수한 인력 자원을 발굴하고, 사업장 인근에 각종 진료, 문화 시설을 갖춤으로써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었다. 사회공헌 사업이 곧 사업의 바탕이 된 것이다.

김 교수는 "'전략적 사회공헌'이라는 개념은 '현대 전략 분야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2000년대에 내놓은 개념인데, 아산은 1970년대, 80년대에 이미 이를 실천하고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당시 아산의 참모들 가운데 미국에서 MBA(경영학석사)를 거쳤거나 하는 '나이스한' 사람은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봐서, 순전히 아산의 머리와 경험에서 나왔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런 점에서 아산의 위대함이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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