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보령댐 수로, 4대강 명분쌓기냐" 유일호 "장기대책도 병행"

머니투데이 남영희 기자 2015.10.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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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국토위 국토부 예산 상정 회의서 가뭄 대책 놓고 논쟁

 30일 오후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부근 수철저수지가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0월 1일부터 나흘간 충남보령과 서천, 당진 등 충남 서북부 시·군 8곳이 시범 제한급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015.9.30/뉴스1  30일 오후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부근 수철저수지가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0월 1일부터 나흘간 충남보령과 서천, 당진 등 충남 서북부 시·군 8곳이 시범 제한급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015.9.30/뉴스1


올해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면서 국토교통부의 졸속 가뭄대책과 재원조달책 미비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토부 소관 내년도 예산안 상정을 위해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가뭄 대책 및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특히 저수율이 22%대까지 떨어진 충남 보령댐에 금강 상류 백제보의 물을 끌어오는 수로 매설 사업에 625억이 추가로 투입된 데 대해 국토부의 관련 예산 계획 미비 지적이 나왔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질의에 앞서 국토부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며 "가뭄 비상대책으로 내년 2월까지 625억 원을 들여 수로를 설치한다고 했는데 내년 예산에 반영된 내용이 전혀 없다"고 질타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도 "어떤 예산을 쓰려는지 모르겠는데 국민안전처 특별교부금이나 행정안전부 예비비 등을 쓸 계획인거냐. 내년 1월까지 가뭄이 지속된다는데 그에 대한 의견도 달라"고 요구했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에 대해 "연내에 할 수 있는 작업은 전체 예산의 30%면 충분하다고 판단돼 이는 예비비로 요청했고 나머지는 협의중이다.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조속히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또 보령댐 수로 사업을 포함한 이번 가뭄 특별 대책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김상희 의원은 "가뭄은 굉장히 오래된 문제이고 사실 국지적으로는 늘 가뭄이 있었는데 이번 용수활용방안 및 재원조달방식은 굉장히 졸속인 것 같다"며 "아무런 개선 대비책이 없이 예비비를 써서 부랴부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보령댐은 수질이 낮아서 용수로 쓰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가뭄 근본 대책을 만드는 게 아니라 4대강 사업 명분을 위해 4대강 물을 공급하겠다고 수로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4대강 물을 쓰겠다는 것은 단기대책이고 수질 저하문제는 수처리 설비를 하면 1등급으로 바꿀 수 있다"면서 "물적약과 누수율 줄이기 등 장기적 대책 마련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교체가 결정돼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복귀하는 유 장관의 거취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언주 새정치연합 의원이 질의에 앞서 유 장관에게 "오시자마자 가시는 것 같다"고 말하자, 변재일 새정치연합 의원은 "가시자마자 오시는 것"이라며 농담을 건넸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유 장관의 후임으로 강호인 전 조달청장이 내정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당 대표와 '민생119 본부' 현장에 갔다가 유 장관의 개각과 관련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헐레벌떡 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금 재정당국 인사들이 너무 전 부처의 인사를 독식하고 있다. 어느 부처는 고속도로고 어느 부처는 트래픽 걸려 체증되면 타부처에서 일할 맛이 나겠냐"며 "국토부에서 실질적인 경험을 가진 관료도 많은데 특정 부처에서 전 인사를 독식하는건 큰 문제"라고 기획재정부 인사들의 인사독식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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