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소비재 상대약세 지속,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5.10.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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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화장품 등 소비재, 대형주·경기민감주 대비 부진.. "실적모멘텀은 여전"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던 소비재 업종의 상대적 약세가 최근 눈에 띈다. 지난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크게 웃돌면서 대형 경기민감 업종의 강세가 이어지며 발생한 포트폴리오 조정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후 이날까지 한국증시 대표주로 구성된 KRX(한국거래소) 100지수는 3.2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시가총액, 거래대금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 대표주들이 포함돼 있다.



섹터별로는 조선 섹터지수가 10.52%로 상승률이 가장 높고 철강(+8.85%) 건설(+8.33%) IT(+5.84%) 반도체(+5.2%) 에너지화학(+4.69%) 등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 (70,000원 ▲300 +0.43%), 신세계 (168,000원 ▲2,300 +1.39%), GS홈쇼핑, 호텔신라 등으로 구성된 소비자유통 섹터지수는 같은 기간 낙폭이 4.92%로 가장 컸다. 한미약품 (324,000원 ▲7,000 +2.21%), 녹십자 (116,200원 ▲2,700 +2.38%), 셀트리온 등으로 구성된 바이오텍 섹터지수도 3.48% 하락했다. 오리온 (14,820원 ▲200 +1.37%) 등 음식료주와 아모레퍼시픽 (167,100원 ▼1,600 -0.95%) 등 화장품주로 구성된 필수소비재 섹터지수와 SK텔레콤 (51,300원 ▲500 +0.98%), 에스엠 (86,000원 ▲200 +0.23%) 등으로 구성된 미디어통신 섹터지수도 2%대 낙폭을 기록했다.



[내일의전략]소비재 상대약세 지속, 언제까지


최근 낙폭이 큰 이들 소비재 섹터들은 올해 들어 상승률이 가팔랐던 데다 상대적인 실적모멘텀을 매력으로 내세우며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대형주 위주 경기민감 섹터의 성장성이 주춤하는 것과 달리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투자포인트로 꼽혀왔다.

시장 분위기의 변화는 이달 들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하순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시장우려와 달리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데다 이달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을 통해서도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기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글로벌 유동성의 급격한 위축에 대한 우려도 그만큼 잦아들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잠정치가 시장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도 시장의 변화를 초래한 요인이었다. 경기민감 대형주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요인들이 더해지며 국내증시의 안도랠리도 이달 들어 지속되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시장 색깔이 바뀌면서 그간 많이 올랐던 소비재 쪽에서의 차익실현 욕구와 저평가된 대형주 쪽으로의 수급쏠림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소비재 섹터와 여타 섹터간 벌어졌던 갭(Gap)을 좁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재섹터의 상대적 약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승희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조선, 철강 등 소재·산업재 업종의 반등은 미국 금리인상 지연 기대감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며 "펀더멘털 차원에서 이들 업종의 강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소재·산업재 등 섹터의 실적개선세가 당장 1, 2개 분기 이내에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반면 소비재 섹터는 여전히 안정적 실적흐름이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며 "소재·산업재가 오를 때 비중축소의 기회로 삼고 소비재가 하락할 때 비중을 늘리는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조선섹터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고 철강, 자동차 보험, IT가전 등 섹터도 전년 대비 최고 30% 이상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건강관리, 미디어교육, 통신서비스, 화장품/의류, 호텔/레저, 필수소비재 등 섹터는 전년 대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100%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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