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신의 전쟁' 전면 선포…롯데그룹 "경영권 이상 無"(종합)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조철희 기자 2015.10.0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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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2R 본격화… 신동주 법적소송 불사, 한국법인 SDJ코퍼레이션도 설립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인 조은주씨가 발표문을 대독했다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인 조은주씨가 발표문을 대독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 회장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에 대해 "능력없다"고 평가하며 일본 롯데홀딩스 등기이사에서 해임한 것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롯데그룹의 경영권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해 롯데그룹 '형제의 난' 2차전이 본격화될 움직임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롯데호텔이 지척에 있지만 신세계그룹의 웨스틴조선호텔을 기자회견장으로 선택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간담회를 위해 지난 주말쯤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자신과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와 기타 여러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해임한 것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양쪽 모두에서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법원에는 등기이사직 해임 과정에서의 불법성을 문제삼아 이사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법원에 자신의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소장을 제출했고 한국 법원에도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특히 롯데그룹 지분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설명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롯데홀딩스 지배구조는 광윤사가 28.1%, 종업원 지주회과 임원지주회(우리사주격)가 약 34%, 관계사 20.1%, LSI가 10.7%, 가족이 7.1%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LSI와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는 사실상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이를 합하면 광윤사가 롯데홀딩스 지분을 55.8% 갖고 있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이 지분 50%를 지녀 최대주주다.

신 전 부회장이 세운 SDJ코퍼레이션 고문으로 나선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은 "지분관계를 따져볼때 그룹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을 모든 이사직에서 일방적으로 해임한 것"이라며 "그룹 창업자이자 70년 이상 성장을 이끌어온 그룹의 산 역사, 신격호 총괄회장도 마음대로 내치고 자신이 회장을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후에도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아무런 설명이나 조언을 구하지 않는 등 부당한 처사를 지속해왔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필서명이 담긴 위임장을 받아 일본에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또 한국 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신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 뜻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를 운영하며 한국 롯데그룹 성장에 필요한 자본공급 역할을 했다고도 강조했다. 저금리, 저성장 상황인 일본이 고금리, 고성장 상황이었던 한국에 투자하고 이것이 IMF 위기 때 한국 롯데그룹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재계 5위로 성장하는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한국 롯데의 위상이 일본 롯데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을 묻는 질문에 "능력 없다"고 일축했다. 롯데그룹 국적을 묻는데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답하며 즉답을 피했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서는 "판단력에 아무 이상이 없다"며 "90세 넘은 고령이어서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SDJ코퍼레이션과 관련해서는 "한국 활동을 위해 세운 회사"라며 "신동빈 회장이 '한국=신동빈, 일본=신동주' 공식을 깨버렸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에서는 "롯데그룹의 경영권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소송제기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신동빈 회장의 한 일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사항은 상법상 절차에 따라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적법하게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소송이 현재 상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윤사의 지분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50%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9월17일 국정감사에서도 알려진 내용"이라며 "광윤사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약 28% 정도만 보유하고 있어 현재의 일본롯데홀딩스와 한일롯데그룹의 경영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8월17일)를 통해 이미 확인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소송 참여 경위와 법리적 판단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지난 7월과 8월에 있었던 해임지시서와 녹취록, 동영상 공개 등 상황에서도 드러났듯 진정한 의사에 따른 것인지 의심된다"며 "국민적 우려와 상심을 크게 샀던 경영권 분쟁 논란이 정리돼 가는 시점에 또 다른 걱정을 유발하고,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자신들 주장의 수단으로 또다시 내세우는 상황은 도를 넘은 지나친 행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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