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여부를 묻는 질의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 이사장이 홍 본부장의 연임 여부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홍 본부장이 유례없는 저성장·저금리 여건 속에서도 5%대 수익률로 선방한 데다 투자체계 개편에서도 성과를 낸 만큼 1년 연임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았다. 신임 본부장을 공모할 경우 일반적으로 전임 본부장의 임기 만료 2~3개월 전에 공모 공고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지금껏 공모 공고가 없어 연임설에 더욱 힘이 실렸다.
홍 본부장의 공식 임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무엇보다 인사 지연에 따른 운용 공백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내부적으로 줄서기와 편가르기 양상이 나타나면서 업무 집중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올해 책정된 신규자금 40조원을 제대로 투자하려면 기금운용본부장이 매일 1000억원이 넘는 투자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셈"이라며 "인사 지연으로 수천억원의 국부를 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게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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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최 이사장이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새로운 본부장을 뽑기보다는 홍 본부장을 연임시키고 후임 인사를 차기 이사장에게 넘겨야 하지 않냐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임기 만료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아 본부장을 새로 공모하기엔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후불안이 국가적인 어젠다로 떠오른 상황에서 국민연금 이사장이 임기가 한달도 남지 않은 기금운용 총책임자의 인사 문제에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책임의 도를 넘은 것"이라며 "관리자로서 역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