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경 다음 창업자 "아마존이라도 한국 있으면 상장 못할 것"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2015.10.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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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활성화는 민간영역…정부는 IPO 문턱 낮춰 투자금회수 시장 열어야"

이택경 다음 창업자/사진=머니투데이DB이택경 다음 창업자/사진=머니투데이DB


"코스닥이 코스피에 가까워져 벤처가 상장할 수 있는 시장으로 적합하지 않다. 아마존이 한국에 있으면 상장 못 할 것이다. 나스닥 상장이 오히려 더 쉬운 기업이 많다. 코넥스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던지 코스닥이 진입 장벽을 낮춰서 IPO(기업공개)가 용이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숙제다."

5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모바일 B2B(기업간거래) 컨퍼런스 '맥스서밋 2015'가 열렸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의 매력과 어려움'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다음 창업자)는 이 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엑시트(투자금회수)의 숨통을 틔어줄 수 있는 방법으로 상장 문턱을 낮추는 방법을 꼽은 것.

이 대표는 원활한 엑시트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 돼야 할 과제는 M&A(인수합병)의 활성화지만, 해당 시장은 민간에서 해결해야 할 분야기 때문에 정부의 몫이 아니라는 점을 우선 전제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될 과제로는 IPO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초기 기업이 엑시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정부가 기반을 조성해줄 수는 있지만, 민간 영역처럼 정밀 폭격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세밀하게 골라내는 작업은 민간의 숙제기 때문에 정부는 인프라 조성 차원에서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굵직한 부분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창업 환경이 20년 전 다음 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할 때에 비교해서는 훨씬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온갖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창업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공개돼있고 창업과 관련된 워크샵 등도 잘 돼 있어 창업이 더 순조롭다는 것. 아울러 정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육성 공간도 많이 생겼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10년 투자 활동 초기에는 대학생 창업 외에는 창업에 관심이 적어 투자할 후보가 적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직군에서 창업을 하기에 생태계에 다양성이 생기고 건전해졌다"며 "인기 스타트업은 거꾸로 투자자가 투자하게 해달라고 줄을 설 정도"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엑시트를 처음부터 염두에 둬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국내 환경이 좋지 않아 엑시트 모델을 고려했다가는 결국 실패하고 말거라는 의미다.

이 대표는 "투자를 받을 때는 투자자를 먼저 찾아가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지만 M&A는 결코 찾아가 부탁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인수하는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일 정도로 회사를 잘 경영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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