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체결 국내 영향 '미미'…자동차 부품 '한국 참여시 걱정'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박종진 기자, 박상빈 기자 2015.10.0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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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철강 '시장 확대 기대'... 전자·화학 '영향 없다''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 현황/사진=블룸버그통신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 현황/사진=블룸버그통신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이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동차 부품 회사들은 향후 한국이 TPP에 참여할 경우에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철강·조선·화학·전자 등 대부분의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체 ‘지금은 아니지만...'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는 TPP 영향이 당장은 없겠지만 한국이 참가하게 될 경우에는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은 미국과 일본이 자동차부품 전체의 80% 이상 품목에 대해 2.5%수입관세를 폐지하기로 했지만,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자국 산업에서 자동차부품으로 분류되는 제품 69개 중 52.2%에 대해 관세를 이미 철폐한 상태다. 세계 어느 나라를 대상으로도 자동차부품으로 분류되는 제품 절반 이상에 대해 관세를 매겨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관련 업계는 미국과 일본이 자동차부품에 대해서 새롭게 관세를 폐지하는 사례는 드물 것이며, 일본도 애초부터 자동차부품에 대해 관세를 매기지 않아 미국이 얻는 실익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이 TPP에 참여할 경우는 불리하다. 현재 국내에서 일본에 자동차 부품을 수출할 경우 관세율 0%가 적용되는 반면, 일본 제품이 국내에 수입될 때는 8%의 관세율을 적용받는다.


한국이 TPP에 후발 주자로 참여할 경우 기존 회원국들보다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관세가 철폐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은 TPP로 국내 시장을 내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시장의 폐쇄성으로 우리 업체의 진출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엔저 등의 영향으로 일본산 부품의 국내 유입은 늘어난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자동차부품(관세코드 8708)의 대일 무역수지는 1억4619만달러 흑자였지만, 올해(1∼8월)는 엔저 등의 영향으로 1028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 조선·철강 기업 ‘우려보다는 기대’... 전자·화학 기업 '무덤덤'

자동차 부품 업계와 달리 국내 다른 업종 기업들은 TPP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PP타결로 아시아(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국가들과 북미 지역(미국, 캐나다, 멕시코)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TPP에 참여 중인 국가들과 이미 여러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상황이기 때문에 TPP 체결로 여러 국가와 일괄적으로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물류비용 등으로 원거리 수송을 통한 제품 판매가 어려운데, 이번 TPP 체결로 한, 중, 일, 동남아 지역의 교역이 활발해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소속 국가들 간에는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어 TPP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조선업계 또한 일본과의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관세보다는 엔저라며, 판매하는 주력 선박도 달라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화학업계도 TPP에 따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전자업계도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입장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역내 대부분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어 이번 TPP에 따라 새로 들어오는 국가는 일본과 멕시코 정도"라며 "일본 시장은 우리 전자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멕시코에는 현지 생산공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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