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 허가 사상 최대…R&D 성과 본격화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5.10.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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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이후 26개 신약 국내서 허가…올해만 5개, 동아에스티 신약 4개로 최다 보유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br>
2015년 10월2일 현재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2015년 10월2일 현재


국내 제약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신약개발에 성공하면서 공들여온 연구·개발(R&D)이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일 동아에스티 (67,600원 ▲300 +0.45%)가 자체개발한 당뇨병치료신약 '슈가논'의 국내 판매 허가를 내줬다. 슈가논정 은 국내에서 26번째로 개발된 신약이 됐다. 동아에스티는 자이데나(10호), 시벡스트로정(24호), 시벡스트로주(25호)에 이어 4번째 신약 허가를 받아 국내 제약업체 중 가장 많은 신약을 보유한 회사가 됐다.

1999년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가 1호 국산신약으로 허가된 이후 총 26개 의약품이 신약 허가를 받았다. 그동안 1년에 1~2개 정도의 국산 신약 허가가 이뤄졌지만 올 들어 신약 허가 숫자가 급증했다. 슈가논을 비롯해 올해 식약처의 신약 허가를 받은 것은 크리스탈지노믹스의 골관절염치료제 아셀렉스, 동화약품의 항생제 자보란테, 동아에스티의 항생제 2종 등 총 5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체들은 2013년 1조3489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했으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7.1%였다. 주요 제약사들은 매년 R&D 투자 비용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일부 국산 신약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도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보령제약이 2010년 개발한 고혈압약 카나브는 지난해 400억원 어치가 생산됐다. LG생명과학이 2012년 개발에 성공한 당뇨약 제미글로의 지난해 생산액은 139억원, 종근당이 2013년 허가를 받은 당뇨약 듀비에의 지난해 생산액은 81억원이었다. 2000년대 초반 개발된 국산신약들의 상업적인 성과가 미미한 것과 대조적이다.



동아에스티의 슈가논도 시장 규모가 큰 당뇨병치료제라는 점에서 상업적인 성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경구용 당뇨약 시장은 5354억원이었으며, 이 중 슈가논과 동일한 기전의 DPP-4((체내 혈당조절의 중추인 인크레틴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는 효소)저해제가 2891억원으로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슈가논은 다른 약물의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여러 가지 약물을 함께 먹는 만성질환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 신약 허가를 받을 때 자국 내 신약 허가 여부가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국내 신약 허가는 해외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조합 전무는 "복제약(제네릭)에만 의존했던 국내 제약사들이 1990년대 후반부터 신약개발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10여년의 연구성과가 서서히 신약개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 전무는 "제약사의 오너들이 장기간 연구개발을 독려하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게 됐다"며 "신약후보물질 탐색이나 임상시험 등에서 속도가 붙으면서 신약개발도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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