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직무마다 다른 CJ자소서 , 거시적 시각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이시한 전주대학교 객원교수 2015.09.2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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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하반기 공채 자소서 불패노트] 28. CJ그룹

편집자주 2015년 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시작됐다. 너도나도 스펙보다는 능력 중심의 인재채용 원칙을 내놓지만 정작 취업준비생들로서는 입사지원서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길이 별로 없다. 그나마 남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 요소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자소서 문항의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작성해나간다면 취업확률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매주 [NCS불패노트]를 기고해온 이시한 강사와 함께 9월 한달간 자소서 문항이 공개되는 기업순으로 합격을 부르는 자소서 쓰기 코칭을 연재한다.

CJ 자소서 항목을 분석하는 것은 상당히 고민이 필요한 일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CJ 자소서의 경우 계열사별로 문항이 다른 것은 기본이고, 한 계열사 내에서도 직무별로도 다르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분석을 하자니 너무 미시적으로 흐르고, 거시적인 시각으로만 보자니 별로 공통적인 것이 없고 해서, 어떤 식으로 구성해야 취준생들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리저리로 많이 생각해야 했었다. 그래서 계열사, 직무별 자소서 문항들을 통합해서 정리하되 가장 많이 겹치는 공통된 항목들을 분석했다.

1번 항목은 지원동기에 관한 부분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넘버링을 했고, '-'로 표시한 것은 세부적으로 갈라지는 질문을 나타낸 것이다. 2번 항목은 경험에 대한 진술들이다. 역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그냥 2번이고, 세부적으로 갈라져서 경험 계통의 질문 중 자주 나오는 것들을 '-'로 표시했다. 3번 항목은 비전에 대한 질문이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1번 항목 : 사실 선택한 계열사가 아니면 안되는 이유는 없다. 실제로 그런 이유가 있다면 여기에만 지원해야 하는데, 이미 다른 회사도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들은 대부분 이런 문항을 출제하고 구직자로부터 이에 대한 대답을 듣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회사에 대한 이해, 직무에 대한 이해가 명확해야 하고 자신의 비전 또한 뚜렷해야 한다.

그래야 ‘X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위해서 Y라는 직무를 하고 싶고, 그런 부분에 Z라는 점에서 이 회사에 강점이 있으니 이 회사를 지원하게 되었다’라는 구성을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항목에 대해 ‘다른 회사를 지원한 사람은 자격미달인가?’하는 이상한 자괴감은 버리고 자신이 목표한 비전에 대해 갖는 이 회사의 강점을 잘 융합시킬 궁리를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런 것이 없다면 직무에 대한 강점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강점이 잘 발휘되고 그런 부분을 이해할 만한 회사의 요소들과 결합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전자는 회사의 외적인 부분과 비전을 융합시키라는 말이고, 후자는 회사의 내적인 부분과 자신의 강점을 조화시키라는 말이다. 둘 중 하나를 골라 이 회사가 아니면 안되는 이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직무에 대한 계기나 자신의 강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된다.

▶1-1번 문항 : 지원동기와 그것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자신의 강점이라는 요소를 보면 1번 문항과 유사한데, 다른 점은 에피소드에 쓰일 경험을 어느 정도 지정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제시한 에피소드의 순서인 ‘전공, 인턴, 아르바이트, 동아리, 공모전’은 실제로 가장 많이 애용되는 소재 순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주 쓰이는 소재는 무난하다는 장점과 식상하다는 단점의 양면을 가진다.

순차적인 서술방안을 생각하면 된다. 먼저 대안을 찾아서 참신하게 하려고 노력하되, 너무 억지스럽거나 자연스럽지 않으면 그냥 무난한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특이한 소재가 있는데, 그게 진정성 있는 자신의 이야기면 당연히 그걸 쓰고, 억지로 지어서 가져다붙이지는 말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2번 문항 : 경험형으로 분류한 질문 중에는 목표설정과 실천에 대한 질문의 빈도수가 가장 많았다. 어려움 극복과정, 협력의 경험, 주도적인 리더십 등의 경험들과 비교해서도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고, 여러 직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경험형 질문은 직무별로 다른데 그 직무에서 가장 많이 요구되는 특징들에 대해서 쓴 것이라고 보면 된다.

높은 목표라는 것은 일단 불가능하거나 달성하기 힘든 목표를 얘기한다. 그리고 사실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목표의 조건으로 하나 더 주어지는 것은 능동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하거나 의무적으로 해야 했던 일보다는 안 해도 되는 일에 대해 굳이 스스로 목표를 잡는 장면이 나와야, ‘높은 목표를 세웠다’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이후 따르는 과정과 결과에서는 실천에 대한 자신의 의지와 충실한 과정을 서술해야 하고, 어려움과 그에 따른 극복방안은 이왕이면 액션이 있으면 좋겠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는 생각에 끝까지 하기로 결심했다’는 류의 스토리는 진짜라 해도 현장감은 없기 때문이다. 어려움에 대한 극복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만한 진술이 안 되기 때문에 조금쯤은 액션이 가미된 드라마적인 요소(갈등, 핍박, 현실적인 어려움, 경제적 궁핍 등)가 있는 에피소드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2-1.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은 2번 문항의 한 항목을 확대시킨 형태다. 하지만 다른 점은 앞선 2번 문항의 어려움은 스스로 세운 높은 목표를 수행해가다가 부딪히는 어려움이라면, 이 문항에서의 어려움은 그냥 가만히 있이도 닥치는 수동적인 어려움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가까운 분의 죽음, 집안에 들이닥친 그림자 같은 것들도 이 항목에서는 선택가능하다. 단 어려움은 수동적으로 닥칠지라도 그것을 풀어가는 자신의 행동은 능동적이며 진취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나름의 깨달음 역시 앞으로 자신이 겪을 어려움을 헤쳐 나갈 분명한 힘이 되는 그런 에피소드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이런 어려움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은, 과거에 어떤 어려움을 헤쳐 나온 사람인가를 보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닥칠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사람인가를 보기 위한 것이다.

▶2-2 문항 : 4년 내의 경험이라는 한정은 중·고등학교 빼고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그럴 경우 대학에서의 경험들인데, 문제는 이런 문항은 대학생이라면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서 무언가 열심히 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상당히 많은 대학생들이 동아리 따위는 관심 기울이지 않고 단체 활동 같은 것은 모른 채 지극히 개인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항목은 상당히 버거울 수밖에 없다. 단체 활동을 해 본적도 별로 없는데, 이 질문은 그 단체 활동을 통해서 최고의 성과를 얻은 경험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히 불공평하다고 느낄 사람도 많을텐데 사실 이 질문은 '단체 생활을 통해 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는 것인데, 단체 생활 자체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작은 그룹이라도 분명하게 단체에서 동료들과 함께 무언가를 같이해 본 경험을 찾아내는 것이 좋다.

이 때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역할이 꼭 리더여야 한다고 생각하면 할 만한 일들이 별로 없을 수도 있는데, 꼭 리더가 아니라 훌륭한 팔로우여도 괜찮다. 팔로우십도 조직에서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조직 안에서의 자신의 역할이 분명한 것이었다면 그런 역할을 정확히 기록하면 된다.

▶2-3 문항 : 단체에서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구습을 타파한다든가 안 좋은 전례들을 고친다던가 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렇게 되면 갈등이 발생한다. 그런 류가 아니면 아예 침체된 단체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일신했던가 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또한 침체된 팀원들의 의욕과 생각을 바꿀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어찌됐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에서 무언가를 바꾸려면 그 조직원들의 동의와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 문항에서 드러나는 것은 사람들의 심경 변화를 이끌어 내는 협의의 자세, 설득의 기술, 또 대화의 노력 등이다.

사실 이 문항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험이니까 리더십을 보는 것인데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해보지 못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리더십의 종류는 반드시 앞에서 이끄는 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앞에서 이끄는 유형, 카리스마로 압도하는 유형도 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수평적 리더십, 솔선수범하고 섬기는 리더십이 각광받는 시대이니만큼 너무 리더라는 강박에 시달리지 말고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를 찾는 것이 좋겠다.

이 문항에서 어려운 것은 입사 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으로 연결시키는 것인데 변화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변화를 이끌어 내는 사람이 된다든가, 리더십을 회사에서 활용한다는 식으로 쓰면 된다.

▶3번 문항 : '회사에서의 성장'을 물어보니까 조금 더 분명한 의도가 느껴진다. 대부분의 회사가 ‘입사 후 포부?’, ‘20년 후 계획?’ 등과 같이 묻기 때문에 많은 지원자들이 회사의 비전을 늘어놓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입사 후 자신의 성장계획이므로 개인적인 성장의 비전이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회사의 일원으로서 회사가 커가는 대로 자신도 커갈 것이라는 자세보다는 회사 내에서 맡은 직무의 전문가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가는 것이 좋다. 자신의 직무에 대해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문가로서의 성장 계획이 있고, 그것을 위해 어떤 식으로 실천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이 질문에 대답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구체적 실천 플랜을 세워 놓고 그것을 정리해서 쓴다는 식으로 이 문항 작성에 임해야 한다. ‘직무에 대한 비전 → 10년 단위의 달성목표 → 5년 단위의 달성 목표 → 1년 단위의 달성 목표 → 문항 작성’이라는 식으로 계획을 구체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총정리 : CJ는 계열사마다 직무마다 자소서 문항이 다른데 사실 어느 정도는 공통된 부분이 있다. 위에서 정리한 것들이 그 문항들이다. 문제는 그 계열사의 그 직무에만 나오는 문항들인데, 사실 이런 문항들은 대부분 지원자의 통찰력을 본다.

CJ푸드빌 직무공통에 나오는 ‘CJ푸드빌의 외식業에 맞는 인재상’을 쓰려면 외식업에 맞는 인재상이라는 부분에 대해 자신의 시각이 있어야 한다. CJ E&M 같은 경우는 직무마다 하나씩은 다른 질문들을 주는데, 가령 광고상품기획/영업 같은 경우 ‘광고시장에서 CJ E&M의 경쟁사는 어디라고 생각하나요?’라든가 디지털사업 직무의 경우 ‘여러분이 YouTube에 채널을 개설했다는 가정하에 채널의 구독자를 효과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방안’을 물어보는 식이다.

이런 질문은 얼핏 기술적이고 미시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사실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직무에 대한 거시적인 시각이 있어야 한다. 사업에 대한 이해, 그 안에서 CJ의 위상과 사업방법, 그리고 그 직무의 미래에 대한 견해 등이 합쳐져야 개인의 의견이 나오게 된다. 그 어느 질문보다 어렵다. 통찰력형 질문을 답하려면 통찰이 있어야 하는데 지원자들은 정보만 가지고 쓰려고 하기 때문에 적절한 답이 나오기 어렵게 된다.

조금 자신 없더라도 남들이 정리해 놓은 정보보다는 그것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추론하는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이런 문항에 임해야 한다. 훌륭한 통찰이 아니더라도 개인의 생각이 담겨진 통찰을 쓰려고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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