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만 은밀히 투자하는 연 9% 인도채권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5.09.24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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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채권 연 9% 금리로 투자 매력 높아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고수익 투자처로 인도 채권이 부상하고 있다. 인도는 높은 경제성장률이 유지되고 있는데다 물가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해 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부터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인도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채권 발행처와 만기에 따라 이자율이 조금씩 다르지만 연 9% 안팎의 고수익 상품이다. 현재 판매잔액은 100억원이다. 올 상반기에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환매를 요청하면서 전체 판매잔액이 소폭 줄었다.



원/루피 환율은 지난 4월에 16.86원까지 하락했다가 현재 18원 근처로 약 6.7% 상승했다. 원화 대비 루피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 대리는 "연 수익으로 환산하면 올 상반기에 인도 채권 투자자들은 약 20~30%의 수익을 낸 셈"이라며 "특히 해외채권 직접 투자는 환차익, 매매차익이 비과세되고 이자소득에 대해서만 배당소득세를 내면 되기 때문에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높은 수익 기회에도 불구하고 인도 채권의 인지도가 낮았던 것은 엄격한 투자 제한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처럼 외국인 투자 한도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인도 채권을 소매판매하고 있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채권 종류별로도 외국인 투자 한도가 있다. 국채는 거의 소진돼 회사채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회사채라고 해도 인도철도공사, 인도수출입은행 등 정부 지분이 높아 파산의 위험이 낮은 우량채들이다.



그나마도 3년 미만의 단기채권은 투자가 불가능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3~10년의 중장기물만 살 수 있다. 국내에서는 투자기간 중 중도에 수익을 확정하고 싶다면 한국투자증권에 채권을 되팔면 된다. 환금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들의 환매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투자증권의 설명이다.

인도의 신용등급은 국제신용평가사인 S&P(스탠다드앤푸어스) 기준 BBB-(최하위 투자적격등급)이다. 같은 등급이었던 브라질은 최근 BB+로 강등됐지만 인도는 다르다. S&P 전망이 '안정적'인데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 4월 인도 등급을 Baa3으로, 전망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인도의 기준금리가 하향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채권투자자들에게 호재다. 인도는 올해 들어 3차례 금리를 인하해 현재 7.25%다. 최진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신흥국 중에서 유일하게 7%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이 3%대로 안정적"이라며 "물가가 정부의 관리 목표치인 6%를 밑돌면서 금리도 하향 조정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소액 투자를 원한다면 미래에셋인도채권펀드가 있다. 국내에 출시된 유일한 인도채권펀드다. 직접 투자는 최소 투자 금액이 3000만원인데 반해 펀드는 단돈 몇만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지난 4월에 출시된 미래에셋인도채권은 인도 중앙정부 지분이 50% 이상인 공사채와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설정액은 478억원, 설정 이후 수익률이 6.67%로 순항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인도의 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어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장기채, 그 중에서도 정부관련 채권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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