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바꾸는 수공 물 브랜드, 10억 들여 또 교체하려다 '퇴짜'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5.09.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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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국감 런치리포트-복마전 수자원공사④]'수돗물'→'물사랑'→'K-water'

 21일 오후 대전 연축동 한국수자원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한국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 최계운 수자원공사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5.9.21/뉴스1  21일 오후 대전 연축동 한국수자원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한국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 최계운 수자원공사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5.9.21/뉴스1


한국수자원공사(K-워터)가 당장 제조에만 10억원이 드는 병물(병에 담긴 물)브랜드를 새로 만드려다가 자체 감사에서 무산된 사실이 드러났다. 부채 감축이 최우선인 공기업에서 내실을 다지기보다 이미지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윤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1일 수공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수공 감사실은 7월 말 수도경영처와 홍보실에 '신규 병물브랜드 및 용기 디자인 적용 재검토'란 제목으로 통보문을 보냈다.

통보문에 따르면 수도경영처 등은 10월부터 신규 브랜드와 디자인을 청주, 성남, 밀양 등 병물공장에서 신규 병물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병물공장 시설변경에 2억1000만원이 들고, 용기 단가 등 추가비용이 해마다 8억원씩 드는 사업이었다. 이미 3월 브랜드 네이밍과 디자인 개발 용역비로 1억7000만원의 비용이 집행된 상태였다.



관련부서는 "수돗물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공사 홍보 목적이 포함돼있다"며 "공공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예산 범위에서 효과적으로 관련 비용을 집행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러나 감사실은 디자인 변경의 필요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과도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브랜드나 용기 디자인 변경을 하는 데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감사실은 "부채감축 대상기관인 공사가 수행하는 시혜적 성격의 사업"이라고 규정하고 "최대한 비용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음에도 34.4%의 생산비용 증가가 예상되는 사업의 필요성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공은 2002년 '수돗물', 2005년 '물사랑', 2007년 'K-water' 등 수시로 병물브랜드명을 변경해왔다. 현재 전국에서는 서울시의 '아리수'처럼 무료로 공급하는 병물브랜드가 22개가 있다.

이에 대해 감사실은 "기업브랜드인 K-water를 병물브랜드와 함께 쓴 이유는 네이밍 난립으로 시민들의 혼선을 방지하고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서였다"며 "2007년부터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해 온 점을 고려할 때 브랜드 변경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수공이 자체적으로 충분히 절감할 수 있는데도 정부의 재정지원을 전방위로 요청하는 한편 방만경영으로 또 다른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가산세를 없애는 등 자구노력이 우선되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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