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평창휴게소 367억원에 인수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5.09.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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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2위 행담도·덕평도 보유… "올림픽 관련 인프라 집중" 분석

맥쿼리자산운용이 강원도 평창(서창 방향)휴게소를 인수한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지분 24.1%를 보유한 맥쿼리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특수를 누릴 자산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매물로 내놓은 평창휴게소 입찰에서 367억원을 써낸 맥쿼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평창휴게소와 함께 매각이 추진됐던 강릉(강릉)·구리(외측)·옥계(속초) 휴게소는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도로공사는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 감축 정책에 따라 휴게소 4곳의 소유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알짜 자산으로 평가받는 평창휴게소 외에는 새 주인을 찾는데 실패했다. 매각 주관사는 EY한영 회계법인이 맡았다.

도로공사는 20년 후 맥쿼리로부터 평창휴게소를 다시 매입키로 했다. 도로공사와 맥쿼리 양측이 각각 회계법인에 용역을 맡겨 평창휴게소의 가치를 평가하고 평균가격으로 재매각가를 결정한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맥쿼리는 올해 안에 잔금을 납부하고 평창휴게소의 새 주인이 된다. 이미 5%의 보증금을 납부한 만큼 딜이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수차례 국내 인프라 투자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맥쿼리의 이번 투자 결정 배경에는 2년 여를 앞둔 평창동계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감과 휴게소 투자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맥쿼리는 지난 2002년 이후 인천공항도로 등 국내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일각에서 맥쿼리가 챙겨간 이익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맥쿼리 입장에선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맥쿼리는 MB정부 당시 지하철 9호선에도 투자했지만 정부의 특혜 논란이 일자 국내 자산 매입을 중단키도 했었다. 2002년 맥쿼리인프라를 설립하고 광주순환도로, 우면산 터널, 마창대교, 부산신항만 등 12개 민자사업에 1조원대의 금액을 투자했다. 평창올림픽이라는 호재를 앞두고 국내 인프라 투자를 재개하는 맥쿼리다.

휴게소 업계에서도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맥쿼리는 국내 1위와 2위 고속도로 휴게소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말에는 국내 2위 규모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휴게소를, 지난해 말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이천 덕평휴게소를 각각 매입했다.

거래 관계자는 "맥쿼리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찾는 외국인들의 동선의 처음과 끝을 모두 지키고 있는 셈"이라며 "수요 증가에 따른 수익 확대는 물론 글로벌 투자회사로서의 명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단 올림픽은 호재지만 동서고속화철도 등 대체 교통인프라가 건설되면 기대만큼 수익성이 나올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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