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회장단 '고통분담' 결단…금융권에 큰 반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5.09.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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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반응…금융권 "고용 확대 기여하는 방법으로 동참할 것"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왼쪽부터)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왼쪽부터)


신한·하나·KB 등 3대 금융그룹 회장들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고통 분담을 위해 연봉을 30% 삭감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이 재원을 청년 채용 확대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하자 금융권에 큰 반향이 일고 있다.

3대 금융그룹은 산하 계열사 대표이사 및 전무 이상 임원들도 고통 분담 대열에 동참키로 했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금융그룹 회장단의 공감대가 작용했다. 다른 금융사들도 청년 고용 확대 취지에 공감하고 있어 3대 금융그룹 회장들의 ‘의기투합’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당국은 3대 금융그룹 회장단의 결정을 환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규채용 확대를 위해 그룹 회장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고용 문제로 사회적 갈등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해결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4대 금융그룹으로 꼽히는 NH농협금융그룹은 별도 고용확대 노력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NH농협금융은 올해 고용을 대폭 늘리는 등 청년 채용 확대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NH농협금융은 올해 하반기에만 총 450명(농협은행 3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3대 금융그룹 소속이 아닌 은행권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3대 금융그룹 회장단이 먼저 나서 연봉을 반납하고 채용 확대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우리도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경제가 어렵고 청년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시의적절하다. 3대 금융그룹 회장님들이 사회지도층이라는 측면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은행들은 3대 금융그룹과 처한 상황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급여 반납 보다는 각 은행 사정에 맞는 방법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은행권도 고용 확대 취지에 공감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고용 확대 취지에 공감하며, 경기 둔화로 경영 여건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용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한·하나·KB 등 3대금융그룹은 채용확대를 위한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고졸, 경력단절여성, 중·장년층, 장애인 등 총 1500명을 신규 채용했고, 그룹사들이 645억원을 출연, ‘잡SOS 프로그램’, ‘으뜸인재 으뜸중소기업 매칭 사업’ 등을 통해 올해까지 총 6120명의 중소기업 채용을 지원했다.

하나금융은 통합으로 상반기 채용을 실시하지 못했지만 올해 전년대비 80% 증가한 12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대학생 신규채용 및 탈북자 새터민, 특성화고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KB금융은 올해 전년대비 76% 증가한 1580명을 채용했다. 채용 인원의 대폭 확대와 함께 임금피크제 개선, 희망퇴직 정례화 및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통해 올해까지 총 1만1528명의 중소기업 채용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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