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신증권의 전성기를 주도한 고위 관리자 4명 등 8명의 임직원이 '내부자 거래'로 공안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어서다. 이들은 중국 유력 경제매체인 '차이징' 왕샤오루 기자와 결탁해 허위 기사를 증시에 내보낸 뒤 공매도나 선물·옵션 같은 내부자 거래를 통해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 외에도 시장에 부정적인 허위 정보들을 수차례 흘렸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의 내부자 거래 혐의는 지난 7월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차이징 기자인 왕샤오루는 "중국 증감위가 증시 안정자금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출구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사실 중신증권은 회사 차원에서는 급락장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 7월4일 중국 내 21개 증권사가 연합해 순자산의 15%를 출자해 1200억 위안을 공동출자한 뒤 이를 블루칩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업계 맏형인 중신증권이 앞 장 섰다.
중신증권은 이 자금의 집행기관인 중국증권금융공사의 위탁을 받아 수백차례로 나눠 1080억 위안(19조8900억원)을 투자 대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신증권은 타 증권사에 비해 투자 연구 기능이 뛰어나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QFII) 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하는 등 증권업계의 실력자로 명성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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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신뢰의 이면에는 고위 관리층의 내부자 거래라는 두 얼굴이 도사리고 있었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중신증권 왕동밍 회장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난국을 합심해서 헤쳐 나가자"고 독려했지만 고객들이 보내는 시선은 고울 리가 없다. 이런 여파 탓인지 중신증권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최근까지 50% 가까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증권가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중신증권의 또 다른 고위층 조사나 회사 차원의 제재로 확대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신증권 왕동밍 회장의 동생이 바로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는 매체인 차이징의 왕보밍 편집장으로 알려져 사안은 더 복잡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