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리인상 가능성에 발목 '혼조'…주간 상승 마감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8.29 05:27
글자크기

피셔 연준 부의장 '9월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약세 지속… 마감 20분 남기고 반등

[뉴욕마감]금리인상 가능성에 발목 '혼조'…주간 상승 마감


뉴욕 증시가 다시 높아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발목이 잡히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장 마감 20분을 남기고 낙폭을 대폭 줄인 덕분이다.

지난 이틀간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주말을 앞두고 리스크를 줄이려는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21포인트(0.06%) 상승한 1988.87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도 전날보다 15.62포인트(0.32%) 오른 4828.32로 마감했다.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1.76(0.07%) 하락한 1만6643.01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주간 기준 0.9% 상승했고 다우와 나스닥 역시 각각 1.1%와 2.6% 오름세를 나타냈다.



찰스 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이사는 “많은 투자자들이 주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피셔 연준 부의장 “경기지표 호조 인상적”… 되살아난 9월 금리인상 가능성
이날 증시의 최대 악재는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의 발언이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계속해 금리 인상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최근 경제 지표들은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비록 “9월 금리인상 시작이 이전보다 설득력이 높아졌는지 혹은 떨어졌는지 등을 결정하고 싶지 않다”고 못 박았지만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변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9월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어긋나는 발언이어서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피셔 부의장은 "우리는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다음달 회의 전에 우리가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상황 변화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것이고 우리는 아직까지 상황이 어떻게 전개돼 가는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로 인해 지금 바로 앞서서 결정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결정하기에 앞서 2주 이상의 시간이 있다"면서 "향후 발표될 지표를 기다려서 현재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펴볼 시간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추가 양적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잭슨홀 회의장에서 진행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변동성이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의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지표 호조, 9월 금리 인상 확신에는 2% 부족
이날 발표된 경기 지표들은 9월 금리 인상을 확신하기에는 2% 부족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7월 미국 개인소비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0.4%)에는 다소 못 미치는 것이지만 직전월(6월) 수정치와 부합하는 것이다. 6월 기록은 종전 0.2% 증가에서 0.3%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전날 2분기 경제성장률이 종전 2.3%에서 3.7%로 상향 조정된데다 미국 경제의 2/3를 차지하는 소비 회복이 확인된 것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 소비는 1.1% 증가했다. 이는 6월 기록인 1.1% 감소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 소비 증가가 전체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했다.

개인소득도 0.4% 증가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개인소득은 6월에도 0.4% 증가했었다. 개인소득 중 임금은 0.5%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 소득이 소비를 앞지르면서 저축은 전월 4.7% 증가에서 4.9% 증가로 개선됐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에 못 미쳤다. 피셔 부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9월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7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상승해 6월의 0.2% 상승보다 낮았다. 전년 대비론 0.3% 올랐다. PCE 물가지수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물가상승을 가늠하는 기준 지표로 삼고 있다.

가격 변동폭이 큰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7월의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상승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론 1.2%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6월 1.3% 상승을 밑도는 것이자 2011년 3월 이후 최저 상승세다. 연준의 목표치는 2%다.

또 가계의 살림살이에 대한 전망도 나빠졌다. 미국 톰슨-로이터/미시간대는 8월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가 91.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확정치인 93.1을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예비치인 92.9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나온 확정치는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 평균치인 93.0보다도 낮았다.

◇ 유가 이틀째 급등, 달러·금값 동반 강세
국제유가는 이틀째 급등하며 6년 만에 주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중국 증시 반등과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이지리아 송유관 폐쇄 소식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며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81달러(6.6%) 급등한 45.49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WTI 가격은 주간 기준으로 12% 급등하며 2009년 이후 주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9주간 이어지던 하락세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도 전날보다 2.77달러(5.9%) 급등한 50.30달러로 마감했다. 브랜트유 역시 주간 기준 11% 상승했다. 전날 WTI와 브랜트유는 나란히 10.3% 급등했다.

메이저 정유업체인 쉘은 지난 27일 나이지리아에서 운영 중인 송유관 가운데 2곳을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절도범들이 송유관을 훼손시켜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달러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7% 상승한 96.12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8% 하락한 1.117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8% 상승한 121.37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금값도 나흘간의 하락세를 접고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1.4달러(1%) 상승한 1134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 금값은 이번 주에만 2.2%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고 달러 강세가 지속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값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증시가 급락하더라도 투자자들은 금 보유 비중을 높이지 않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