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000억 들인 M&A 빛났다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2015.08.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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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삼성 인수 '루프페이' 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력 시장 적중…'삼성페이' 확산 기대감↑

'삼성 페이'를 통해 갤럭시 S6 엣지+로 쉽고 편리하게 결제하는 장면'삼성 페이'를 통해 갤럭시 S6 엣지+로 쉽고 편리하게 결제하는 장면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가 제대로 된 인수합병(M&A)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인수한 루프페이의 기술을 적용한 삼성페이가 서비스 직후부터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빠르게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다. 10월부터 제휴카드사가 늘고 현금인출 서비스 및 교통카드 기능, 온라인 쇼핑몰 결제도 지원할 예정이어서 이용자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20일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의 등록 신용·체크카드 수가 20만장에 달했다.



국내 1인당 카드 발급 수가 4.6장인 것을 고려하면 삼성페이 사용자가 5만명을 넘는다는 계산이다.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갤럭시S6, S6 엣지, S6 엣지+, 노트5 등 4종에 불과하고 이들 제품의 가격이 모두 80만원을 넘는 고가다. 일주일 만에 5만여명의 사용자 확보는 대단히 빠른 속도다.



삼성페이는 NFC 방식과 함께 '마그네틱보안전송'이라는 기술을 적용했다. 마그네틱보안전송은 스마트폰을 일반 마그네틱 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마그네틱보안전송은 미국의 핀테크 벤처기업 루프페이가 개발했다. 루프페이는 독자적인 스마트폰이 없어 별도의 케이스를 제작해 서비스와 제품을 판매해 왔다.

루프페이루프페이
삼성전자는 루프페이의 범용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이 사 지난해 8월 루프페이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지난 2월 루프페이 인수를 확정했다. 인수대금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루프페이의 인수 후 삼성전자는 마그네틱보안전송의 스마트폰 탑재 작업을 진행했고, 이와 별도로 세계적인 금융사들과 협상에도 돌입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 하나카드를 제외한 9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으며, 하나카드도 10월부터 지원된다. 우리은행과는 현금인출 제휴도 맺었다. 앞으로 교통카드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고, 온라인 쇼핑몰 결제도 지원된다.

애플의 애플페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NFC 방식만을 지원해 가맹점 확보가 더디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페이는 카드리더기 교체 없이도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삼성페이의 확산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삼성페이는 다음달 28일부터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버라이즌을 통해 미국 내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삼성페이가 인기를 끌면서 갤럭시노트5도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업계는 출시 일주일만에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 S6 엣지+가 15만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안이 생명인 금융서비스에서 이처럼 빠르게 이용자가 늘고 있는 점은 지문인식과 같은 보안성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라며 "보통의 마그네틱 카드와는 달리 카드복제의 위험성도 없어 해외 시장에서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구글이나 애플과는 달리 M&A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루프페이 인수가 삼성페이의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앞으로 더욱 활발한 M&A를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벤처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이를 확장시킨 것은 훌륭한 M&A 전략"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M&A가 일어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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