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박차고 나온 그들 "세상을 바꾸고 청년들 흔들어놓겠다"

머니투데이 김은혜 기자 2015.08.2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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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TED '20X20' 기획 송인혁·최형욱 라이프스퀘어 공동대표 인터뷰

송인혁 대표(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최형욱 대표(앞줄 왼쪽에서 첫번째)를 비롯한 라이프스퀘어 임직원들.송인혁 대표(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최형욱 대표(앞줄 왼쪽에서 첫번째)를 비롯한 라이프스퀘어 임직원들.


“TED처럼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글로벌 강연플랫폼을 만들자.”
2010년 세 사람이 이 목표를 위해 뭉쳤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일자리도 그들의 도전을 막진 못했다. 한국형 TED로 불리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CBS와 공동 기획했고, 최근 새로운 강연회 20x20로 주목받고 있는 송인혁(39), 최형욱(44) 라이프스퀘어 공동대표와 이유진(37) 총괄 디렉터의 이야기다.

10년 가까이 삼성전자라는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도 얼굴도, 이름도 몰랐던 송 대표와 최 대표는 2009년 우연히 만나게 됐다. 둘 다 호기심이 많고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어서였다.



당시 둘은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모토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TED컨퍼런스에 꽂혀 있었다. 두 사람은 TED처럼 각자의 호기심과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널리 확산시킬 수 있는 가치로 만드는 우리만의 행사를 만들자는데 의기투합했고, 이후 여러 종류의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TEDx서울’ ‘TEDx삼성’ 등 다양한 행사들이 그들의 손을 거쳐 기획됐고,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냈다.

“일이 커지다보니 SW(소프트웨어)개발자로서의 제 본연의 업무를 넘어섰죠. 더 이상 제 일을 할 수 없는 수준이 된 거죠.” 송 대표의 말이다. 결국 교육기획 및 콘텐츠 총책임을 맡고 있는 이 총괄디렉터가 제일 먼저 삼성전자를 나왔고, 2011년엔 송 대표와 최 대표가 회사를 그만뒀다.



이렇게 라이프스퀘어로 뭉친 이들은 본격적인 한국형 TED 만들기에 나섰다. 그해 CBS와 손잡고 만든 것이 바로 ‘세바시’다. 세바시는 강연 한편의 월 조회수가 100만회를 넘어설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

하지만 세바시의 성공에도 이들에겐 아쉬움이 남았다. 방송프로그램이라 시청률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유명 연사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1회성 행사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점 등등.
TED 기획자인 미국본사 크리스앤더슨 대표와 TEDx 디렉터 라라슈타인과 2011년 만난 송인혁 대표.TED 기획자인 미국본사 크리스앤더슨 대표와 TEDx 디렉터 라라슈타인과 2011년 만난 송인혁 대표.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삶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청년 20명의 20분간의 이야기 ‘20x20’이다. “20X20은 일단 성공한 사람들에 관심이 없습니다. 연사들도 유명인들이 아닙니다. 청년들은 기성세대들의 ‘열심히 하면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싫어합니다. 구닥다리 ‘꼰대’같은 소리라 생각하죠. 수많은 좋은 내용의 강연회 끝나고 돌아가면 청년들은 우울합니다. 강연을 통해 뭔가 내 마음에 꽂히는 것이 있으면 그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그래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7월11일 ‘삶의 돌파구가 필요할 때’를 주제로 4명의 연사들이 참여한 첫 번째 행사와, 8월14일 ‘미(ME)치고 싶을 때’를 주제로 4명의 연사들이 강연한 두 번째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두 행사 모두 800명 이상이 참가 신청을 하고, 500명이 참가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글로벌 강연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이들의 목표가 성공적으로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송 대표는 “미국과 유럽 중심의 TED와는 반대로 ‘20X20’는 아시아를 출발점으로 한 글로벌 강연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PAN아시아네트워크를 2013년 타이페이에서 결성했고 첫 모임에는 8개 도시에서 34명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각국의 자막을 서비스하는 온라인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작업도 조만간 완성해 전세계 어디서든 억세스 할 수 있게끔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저녁 서울시 다목적홀에서  '미(ME)치고 싶을 때'를 주제로 열린 20X20 두번째 강연에서 유정은 한국내면검색연구소 대표가 50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지난 14일 저녁 서울시 다목적홀에서 '미(ME)치고 싶을 때'를 주제로 열린 20X20 두번째 강연에서 유정은 한국내면검색연구소 대표가 50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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