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을 선언한 뒤 착잡한 표정으로 퇴장하고 있다. 박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몇차례의 선거를 통해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오늘의 제 결정이 한국정치의 성숙과 야권의 장래를 위해 고뇌하시는 많은 분들께 새로운 모색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5.7.16/뉴스1
12일 야권을 종합하면 호남에선 새정치연합의 인기가 떨어져 일종의 정치권력 공백이 생겼다. 이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무소속연대든 신당이든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지역당의 출현 자체를 폄하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정당법이 창당 진입장벽을 둬 지역당을 억제하고 전국정당을 유도하는 내용이긴 하지만 지역별 경제사정, 환경이 다양한 것을 인정하면 지역정당의 존재도 필연적이다.
그 신민당이 등장한 지 40년이 가깝다. 신당의 이름으로 선택한다면 시대착오다. 박 전 지사는 "(신민당으로 하자는) 그런 의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신민당'을 추천하는 인사들을 개혁적이거나 진취적인 정치세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둘째 신당이 'DJ의 추억'을 파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한국정치의 성숙과 야권의 장래를 위해 고뇌하시는 많은 분들께 새로운 모색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박 전 지사의 탈당선언에 부합하지 않는다. 총선마다 명멸했던 정당들을 살펴보면 선거용 정당이 정책정당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정치내공 20년 가까운 박 전 지사가 이런 점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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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되게 하려고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조금씩 단서를 흘리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군불 땐다'고 표현한다. "8~9월 창당선언 검토"가 전형적인 군불때기라면 그 방에 앉은 국민들은 온기를 못 느끼는데 불을 때는 박 전 지사만 훈훈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박 전 지사의 신당에 대해 "분열해서 이기기 어려운데도 통합 대신 분열을 택했고 정치적 명분도 약하다"며 "박 전 지사처럼 경험 많은 분의 헌신이 필요한 시점인데 개인의 정치적 이익만 찾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