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훈풍에 건설·임대업 창업도 '활발'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5.08.01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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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거래 늘자 건설업 총 9724곳 개업, 전체비중 21% 차지…정부 자평한 '벤처효과'로 보기엔 어려워

부동산 훈풍에 건설·임대업 창업도 '활발'


올 상반기 법인 창업이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상당부분은 부동산 거래량 확대에 따른 건설·부동산업종의 창업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신설법인 증가 원인을 창조경제 성과로 해석한 정부의 자평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31일 중소기업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신설된 법인 4만6418개 가운데 건설업(5146개)과 부동산·임대업(4578개)은 총 9724개로 전체의 21.0%를 차지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신설법인 증가를 주도해온 제조업(9964개)이나 도·소매업(9855개) 규모와 비슷한 수치다.



건설업과 부동산·임대업이 창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21.0%로 지난해 같은 기간(18.2%)과 비교해 2.8% 포인트나 늘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 비중이 지난해 각각 22.9%와 21.0%에서 올 상반기 21.5%와 21.2%로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건설·부동산 법인 창업이 두드러진 건 최근 부동산시장의 활황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 2분기 주택거래량은 34만743건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 매수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주택구입 대출 확대 정책으로 거래량이 늘었고, 이는 소규모 건설사와 부동산개발업체, 공인중개업소 등 창업으로 연결돼 전체 신설법인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시장 침체기였던 2010년과 2011년에 건설업 신설법인의 전년대비 증가율이 각각 -2.7%와 -2.9%로 마이너스였지만, 부동산 훈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15.2%로 증가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가 상반기 신설법인의 사상 최대치 경신에 대해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벤처창업 생태계를 조성한 노력이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자평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벤처 창업과 연관성이 높은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업종의 상반기 신설법인은 221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2127개)보다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체 창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8%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중기청 관계자는 "건설관련 신설법인 증가는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난 시점과 맞물리면서 연관성이 높아 보이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려면 신설법인 분류체계를 소분류까지 나눠야 하는데, 현재로선 불가능해 통계결과를 두고 유의미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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