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과학자]감염병 진단 현장서 30분이면 OK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5.07.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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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사업단 한형수 단장팀 주도…"식품 제조현장 감염 진단 등 적용범위 넓힐 것"

[오늘의 과학자]감염병 진단 현장서 30분이면 OK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산업 창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경북대 사업단 한형수 단장(의학전문대학원 생리학 교수)팀이 의료 현장에서 빠르게 감염균을 진단할 수 있는 '분자진단기기 및 시약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특정 세균에 존재하는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세균 존재를 검사하는 현 분자진단검사법은 정확성(약 95%)이 높지만 병원에서 채취한 환자의 혈액 등을 고가의 대형 검사설비를 갖춘 실험실로 이송해 정밀검사를 해야 하며, 검사에만 최소 6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한 단장팀이 개발한 진단기기와 시약은 의료현장에서 긴급한 대응을 필요로 하는 패혈증, 뇌수막염, 폐렴, 결핵, 인플루엔자 등의 원인균을 30분 내에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다. 따라서 질병 감염 피해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소형화된 진단장비와 검사대상별로 최적화된 시약을 활용해 검체 처리부터 반응측정까지의 검사과정을 단축하며, 간단한 사용자 교육만으로도 검사가 가능하다.



또 여러 감염균과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처리기술을 확보해 1회 검사로 다양한 분자진단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갖췄다.

미래부에 따르면 글로벌 분자진단 시장은 오는 2017년 81억 달러(약 9조 4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평균 9.1% 성장세이다. 이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감염병 진단시장은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의 과학자]감염병 진단 현장서 30분이면 OK
경북대 사업단은 개발 제품의 조기 사업화를 위해 지난해 7월 엠모니터를 창업한 데 이어 임상시험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사업단은 국내 임상시험에 착수해 제품 인허가를 받은 후 상용화를 본격 시도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부터는 미국과 유럽 지역의 제품 인허가를 추진한다.


아울러 의료현장의 감염병 진단에 그치지 않고 △식품 제조현장의 감염 진단 △의약품 개발과정의 미생물 감염 진단 △환경오염 진단 등 제품 적용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과제에서는 세계 최초로 분자진단기술을 나노 소재의 '페이퍼칩'에서 구현하는 데에 성공했으며, 이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페이퍼칩을 활용한 소형 진단키트 상용화도 추진한다.
경북대 사업단 한형수 단장/사진=미래부 경북대 사업단 한형수 단장/사진=미래부
'페이퍼칩'이란 종이와 유사한 재료로 만들어진 막 위에서 면역검사 또는 분자진단(유전자)검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진단용 키트를 말한다.

이는 보다 열악한 검사환경에서도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인증을 통해 감염병 발생빈도가 높은 개발도상국 시장 진출도 기대된다.

한 단장은 "국내 산학연의 분자진단 관련 원천기술을 융합해 의료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간편한 감염병 진단제품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다"며 "다양한 감염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에 이번 제품이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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