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삼성이 中에 세운다는 '재무공사', 알고보니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5.07.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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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당국 규정보니, 은행 등 금융회사와는 사실상 거리 멀어…"판매법인 등 일부 자회사 업무만 지원"

편집자주 이 기사는 VIP머니투데이(vip.mt.co.kr) 사이트 'WHO & WHY' 뉴스&팩트 코너에 7월 27일 오후 6시 3분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현지 계열법인을 지원하는 '재무공사' 설립을 추진한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27일 나왔다. 일종의 '전문은행'을 세운다는 식이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할 수 없는 '은산분리'가 엄격한 우리나라 환경에 비춰볼 때 규제가 다른 해외에서 은행을 세운다는 건 신선한 뉴스다. 그것도 국내 산업자본의 대표격인 '삼성'이니 관심을 끌만 했다.



삼성은 중국에 과연 은행(혹은 은행과 성격이 비슷한 금융회사)을 세우려는 것일까.

우선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와 인민은행 등이 담당하는 재무공사제도를 살펴보면 정식명칭은 '기업집단 재무회사'다. 비은행 금융회사로 분류돼 있으며 기업집단 내 효율적 자금운용과 계열사의 회계 관리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자본금 규제는 1억 위안(약 187억원) 이상이며 업무지원 대상은 △모회사 및 모회사 지분율 51% 이상의 자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의 단독 또는 합산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의 합산 지분율이 20% 미만이나 최대주주인 회사 △모회사 또는 자회사 산하 비영리단체 등이다.

주요 업무는 △회계·자금조달·내부감사·신용보증에 대한 자문 및 대행 △거래대금 결제 지원 △신용보증 △대출 및 투자 대행 △어음인수·할인 △예금 수취 △여신 및 금융리스 △채권인수발행 등이다.

금융관련 광범위한 업무들이 포함된다. 하지만 모두 '계열사에 대한' 혹은 '계열사 간'에 한정된 업무들이다.


일단 삼성은 이번에 세우려는 재무공사가 삼성전자 판매법인과 자회사 등 13개 자회사 간에 금융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업무에 국한한다고 설명한다.

삼성전자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다른 현지법인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일부에서 보도한 것처럼 삼성전자 협력사 관련 업무는 법적으로도 제약을 받기 때문에 더욱 상관없다.

이 때문에 은행은 물론 금융회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기본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게 특징인데 재무회사의 경우 계열사 거래를 담당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일반적인 금융회사로 판단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중국 금융당국의 인·허가 절차도 비교적 간단한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현재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에 재무공사 설립 신청을 해놓은 상태이며 빠르면 연내 현지 당국의 절차가 끝날 수도 있다.

현지 사정에 밝은 금융권 인사는 "은행을 비롯한 일반적 금융회사는 중국에 진출해 영업하기까지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수 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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