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총 D-1… 판세 분석해보니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5.07.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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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측 50% 이상 의결권 확보… 엘리엇에 가담할 외국인이 변수

삼성물산 주총 D-1… 판세 분석해보니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제일모직 (142,500원 ▼4,500 -3.06%)의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17일 각각 열린다. 제일모직은 그룹 내부지분이 많아 합병승인이 무난하지만 삼성물산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표면적으로는 삼성그룹이 확보한 의결권이 많지만, 찬성은 반대표의 2배를 모아야 하고 막판까지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외국인들의 반대표도 적지 않을 수 있어 판세 예측이 어렵다.



◇삼성물산, 합병찬성 50%+α 확보한 듯=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측은 현재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50%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수 관계인을 포함해 삼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은 13.82%다. 일반 주총안건에서는 섀도우보팅으로 전환해 의결권이 없는 것도 있으나, 합병 등 중요한 사안에서는 모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에 백기사로 참전한 KCC의결권 5.96%와 국민연금 지분(11.21%)을 더하면 30.99%가 된다.



이에 더해 대부분 찬성의견을 낼 것으로 보이는 국내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와 연기금, 우본, 지자체 보유주식이 모두 11.05% 정도인데, 이 가운데 0.5%포인트 가량이 기권 또는 불참으로 이탈한다고 보면 41.54%가 된다.

또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24.43%) 의결권 가운데 삼성이 10%포인트 가량을 확보했다는 관측이 있다. 결국 삼성이 이번 주총에서 과반수를 넘는 51.54% 정도의 의결권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플러스알파(α)가 있다. 전체 지분 중 33.53%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표다. 당초 외국인들은 대부분 엘리엇의 편을 들 것으로 관측됐으나, 이 가운데 삼성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투자자들의 표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주 말 확보한 찬성 의결권이 47% 선이었고, 여기에 추가로 외국인 주주와 개인주주들의 표가 더해졌다"며 "50%는 넘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여기에 외국인 주주들의 막판 표심에 따라 진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외국인, 이탈표 얼마나 될까

이번 주총에 올라온 '합병결의안'은 특별결의 사안이라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2배 이상 많아야 한다. 쉽게 판세를 보려면 엘리엇이 확보한 의결권에 2를 곱하면 된다.

엘리엇을 중심으로 한 반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 일단 자체보유지분 7.12%와 비슷한 성향의 헤지펀드로 분류되는 메이슨캐피탈(2.2%), 캐나다연기금(CPPIB, 0.21%)은 반대표로 분류된다.

아울러 네덜란드연기금(0.35%)과 국내기업인 일성신약(2.2%)도 반대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종합하면 12.08%선이 된다. 또한 한국의 개인 소액주주들도 2% 가량은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수 있다.

관건은 나머지 외국인(23.65%)의 표다. 주요 기업들의 합병, 지주회사 전환 등 주총이 있을 경우 외국인들의 의결권 행사비율은 90~95% 선까지 올라간다. 이를 감안하면 22% 정도의 표가 이번 주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이 이 표를 모두 가져오면 승기를 잡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대체로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나 미국의 글래스 루이스 등의 의견에 따라 기계적으로 투표하는 경향이 크지만, 일부는 삼성의 진용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이다.

삼성 고위 임원들은 직접 투자자들을 만나 꾸준한 설득을 펼쳤고, 기자들에게는 "외국인 투자자 일부가 이번 합병 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결국 22%의 외국인 표를 삼성과 엘리엇이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주총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표를 삼성이 7%포인트 이상 가져가면 총 의결권 58.54%를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엘리엇의 표는 29.08%로 여기에 2배(58.16%)를 곱해도 삼성에 뒤진다.

◇막판변수 남아, 뚜껑 열어봐야…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현재 삼성에 가담한 외국인 표를 5~10% 선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엘리엇에 가담한 개인투자자들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에 가담한 외국인이 7%를 넘는다 해도 문제가 남는다. 2% 정도로 관측된 개인주주 반대표가 더 늘어나는 경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총 특별결의 사안의 경우 반대에 1표가 가면 찬성 2표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나온다"며 "외국인과 개인의 유동표를 엘리엇이 얼마나 흡수했느냐는 점에 판세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개인주주 의결권 10%는 현실적으로 달성이 어려운 수치"라며 "이를 달성했다면 이번 주총에 삼성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고 대단한 성과를 냈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주목할 변수는 주식 대차거래 문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6월9일에서 11일 사이 삼성물산 대차잔고는 792만주 가량이고 현재도 800만주 이상이 유지되고 있다.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는 "대차거래는 보통 기관이나 외국인에게 허용되는데, 이 경우 주식을 차입한 투자자에게 의결권이 넘어오는 게 일반적"이라며 "현재 대차잔고는 삼성물산 발행주식의 5% 가량으로 이 의결권을 누가 갖고 있느냐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차거래는 보통 기관과 외국인 사이에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차거래를 마무리하는 상환거래가 이뤄졌다면 의결권은 본래의 소유주에게 돌아가나 현재 잔고를 보면 아직 상환되지 않은 물량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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