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전성시대, '저평가 중소형주' 위주로 샀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5.07.15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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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 투자 14개 기업 중 PBR 1배 미만 종목이 8개…14개 종목 모두 주가 상승

바야흐로 슈퍼개미 전성시대다. 김봉수 카이스트 교수,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손명완 세광 대표 등 큰 손 투자자가 수백억원의 자금을 굴리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투자 소식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슈퍼개미들은 올해 중소형 저평가 종목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슈퍼개미 전성시대, '저평가 중소형주' 위주로 샀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교수는 올들어 총 6개의 중소형 중목을 5% 이상 신규 취득했다. 손 대표도 새로 6개 종목을 5% 이상 지분 취득했다. 박 대표는 2개 종목에 대해 새로 5% 이상 투자했다.



이 세 명의 슈퍼개미가 올해 5% 이상 지분을 신규 취득한 14개 종목 중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를 밑도는 기업이 8개로 나타났다. 즉 슈퍼개미들이 올해 신규 투자한 종목의 약 57%는 자산가치대비 주가가 저평가 상태였다는 뜻이다. PBR 1배 미만은 현재 회사의 시가총액보다 회사가 보유한 자산이 더 크다는 의미다. PBR은 주식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다.

김 교수가 올해 투자한 6개 회사 중 코리아에스이 (5,370원 ▼140 -2.54%), 동양에스텍 (1,918원 ▼4 -0.21%), 세진티에스 (2,825원 ▲85 +3.10%), 아이즈비전 (2,395원 ▲55 +2.35%)의 PBR이 1배를 밑돈다. 손 대표가 투자한 6개 회사 중에선 멜파스 (151원 ▼119 -44.07%), 파인디앤씨 (1,320원 ▼15 -1.12%), 성호전자 (2,140원 ▼105 -4.68%)가, 박 대표가 투자한 2개 회사 중에선 태양 (7,300원 ▼20 -0.27%)이 PBR 1을 하회한다. 이는 5% 이상 지분 공시 당일 기준 시가총액과 당시 가장 최근 보고서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또 세 슈퍼개미의 올해 신규 투자 종목에는 지난해들어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 화장품, 모바일게임 기업이 없다는 점도 흥미롭다. 특히 손 대표의 경우 최근 업황이 좋지 않은 LED(발광다이오드), LCD(액정표시장치), IT부품 기업에 주로 투자했다. 자신만의 투자 전략과 스타일을 고수하는 슈퍼개미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셈이다.

이들이 올해 새로 투자한 14개 기업은 14일 종가가 모두 지분 취득 공시일 기준 주가보다 높다. 슈퍼개미의 투자 소식 이후 단 한 종목도 빠지지 않고 주가가 오른 셈이다. 물론 실적이나 보유자산 등 기업 가치에 따른 주가 상승 영향이 있겠지만 슈퍼개미의 투자 소식 자체가 주가를 끌어올린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처럼 주식시장 변동성이 클 때는 저평가 종목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는데, 슈퍼개미들 역시 올해 저평가 종목에 적극 투자했다. 슈퍼개미들은 주로 저평가 종목에 투자한 뒤 대체로 1년 이상 장기 투자에 나서 수익을 챙기는 경향이 짙다. 실제로 이들은 올해 새로 5% 이상 지분을 투자한 종목에 대해 아직 차익실현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김 교수는 부산방직 (7,020원 ▲200 +2.9%)을, 손 대표는 성호전자를 신규 취득 이후 추가 취득했다.


김 교수는 "올해 투자 종목들은 주로 기업 순가치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들"이라며 "기업가치를 구성하는 요소라 할 수 있는 독점적 비즈니스 모델, 혹은 안정된 매출처와 재무구조, 장부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 및 부동산 자산, 경영자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업가치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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